![]() |
| 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 |
노조는 이날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먼저 중재장을 박차고 나갔다. 정부 측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명문화하고 성과급 상한(연봉의 50%)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회사 측은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 유지와 함께 특별포상금 지급 등을 제시했다. 결국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사후조정은 무위로 돌아갔다.
노사가 끝내 협상에 실패해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30조~4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 약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직원 7만3000명의 60%가 넘는 인원이다. 파업 손실은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생산 차질은 수천 개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피해로 곧바로 직결된다. 정부가 단순 중재자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치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간 파업이 일시 금지되고, 중노위 강제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과거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7·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까지 네 차례뿐이다.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번 삼성전자 파업 역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담당하는 수원지방법원 재판부도 하루빨리 가처분 결정을 내려야 한다. 노조 측은 "일부 인용 결정이 나더라도 적법한 쟁의행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고수했다. 하지만 가처분인용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 판단이 중요하다. 정부는 물론 법원도 국익 수호 차원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노조 역시 삼성전자가 국가 발전을 앞장서 견인하는 사실상의 '국민기업'이라는 점을 명심해 슬기로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