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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대한 분노 끝났다”…美, 호르무즈 ‘방어적 해방 프로젝트’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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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6. 08:35

트럼프 행정부, 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지속 불가 '전쟁권한법' 우회 시도
이란, 사전통행허가제 맞불
'해방 프로젝트' 효과 한계...호르무즈 통과 선박, 전쟁 전 대비 급감
Trump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언론 브리핑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AP·연합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대(對)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탈출을 돕는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로 국면을 전환했다. 그러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작전이 미국의 영향력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해방 프로젝트를 방어적(defensive)·한정적(focused)·임시적(temporary) 작전으로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전면전 재개 대신 해상 압박으로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해운업계는 이란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없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꺼리고 있어, 전쟁 전 수준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경쟁형 학교 기반 체력 프로그램 관련 행사를 마친 후 집무실(오벌 오피스)로 돌아가고 있다./AP·연합
◇ 루비오 "에픽 퓨리 완료·해방 프로젝트 전환"…의회 승인 없이 60일 이상 지속 불가 '전쟁권한법' 우회 시도

루비오 장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며 "그 단계는 끝났다. 우리는 지금 해방 프로젝트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루비오 장관이 전쟁권한법이 요구하는 의회 승인 없이 군사 행동을 60일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규정을 우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고 해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이 '100% 위헌'이라고도 주장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대통령이 법을 무시하고 있다. 항상 그래왔다"며 "법령의 문구는 미식축구처럼 타임아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해방 프로젝트가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공격받지 않는 한 사격은 없다. 우리는 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평화 조건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양보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요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를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만들려 한다며 이는 "완전히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에 합류해 이란을 규탄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비오 장관은 87개국 출신 민간 선원 약 2만3000명이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돼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표적(sitting ducks)'이 됐다며 이 가운데 최소 10명이 이미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방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이 미국에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해당 지역에서 힘을 투사(power projection)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약 1600척의 외국 선박 탈출 지원이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선의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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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방부에서 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AP·연합
◇ 헤그세스 "해방 프로젝트, 에픽 퓨리와 별개 방어·한정·임시 작전"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부사령부(CENTCOM)에 호르무즈 해협 상업 항행 흐름 재개를 지시했다면서 해방 프로젝트가 에픽 퓨리 작전과 별개이며 방어적·한정적·임시적 작전이라고 밝혔다.

그는 "휴전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작전 초반 일부 충돌은 사전에 예상됐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전날 취재진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드론을 출격시켜 미국 해군이 격추했다며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을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침했다고 밝혔다고 NYT가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해방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유도탄 구축함·육·해상 기반 항공기 100여 대·다영역 무인 플랫폼·병력 1만5000명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의 어떤 행동이 휴전 위반인지'를 묻는 말에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이란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안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호르무즈 봉쇄가 "놀라운 성과"라고 자평하면서도 이란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해방 프로젝트 전날인 3일 이란에 계획을 사전 통보하며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하면서, 이는 백악관이 사태 악화 위험을 완화하길 원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IRAN-CRISIS/HORMUZ-UN
선박들이 4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WSJ "美 힘의 한계"…해운업계, 이란 불공격 보장 없인 통항 거부

WSJ는 해방 프로젝트가 미국이 전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현상 변경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나빈 다스 케이플러(Kpler) 선임분석가는 "이것이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은 없다고 본다"며 해운업계가 위험을 감수하고 복귀할 의욕이 여전히 없다고 진단했다.

해운업계의 부담은 물리적 위험에 그치지 않는다. 다스 분석가는 첫 통항 주자가 공격받을 경우 평판 리스크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군사 보호가 있더라도 민간 선박과 보험시장, 해운사가 신뢰하지 않으면 통항 정상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해방 프로젝트' 첫날인 전날에는 중부사령부 발표 기준, 미군 보호 아래 상선 2척이 통과했다. WSJ는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집계를 인용해 첫날 통과 선박이 6척, 이날 오후 기준 1척에 그쳤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통과 선박은 약 130척이었다.

NYT는 해운사들이 미국의 군사 지원만으로는 위험 수준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대규모 통항 재개에는 이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매슈 새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군사과학국장은 호르무즈 통제는 단순한 군사력 문제가 아니라 시장·보험사·민간 해운의 신뢰 문제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잭 케네디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리스크 대표는 "미군이 앞으로 며칠간 해협 통과 지원 함정 수를 늘릴 가능성이 높지만, 이란은 비대칭 군사력으로 대부분의 해협 통과를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IRAN ISRAEL USA CONFLICT
한 이란인이 4일(현지시간) 반미 벽화가 그려진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를 걷고 있다./EPA·연합
◇ 이란, 호르무즈 '주권적 사전통행허가제' 공식화…혁명수비대 "지정 항로 이탈 단호 대응"

하지만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주권적 해상 운항 규제 메커니즘'을 가동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이날 보도했다. 이 제도에 따라 해협 통과를 원하는 모든 선박은 이란 당국 공식 이메일(info@PGSA.ir)을 통해 통행 규정을 전달받고 사전에 통행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사령부도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이란이 공표한 항로 외 다른 경로로 이탈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으며, 이탈 시 혁명수비대 해군의 단호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의회는 미국·이스라엘 관련 선박의 호르무즈 통과 영구 금지와 일반 선박 통행료 징수를 골자로 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의 종전 협상 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에 "현재 상태 지속이 미국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며 "우리는 아직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현 상황을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방정식이 공고화하는 과정"이라며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를 정전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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