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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분기 ‘숨 고르기’ 후 2분기 반등 정조준…이한우號 에너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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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5. 06. 14:17

매출·영업익 동반 감소, 1분기 수주 60%↓ ‘직격탄’
원가율 개선에…현대건설 별도 수익성, 오히려 회복세
SMR·원전·해상풍력, 2분기 이후 실적 반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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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시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의 평저형 탱크 전경./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 체제의 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한 출발을 보였다. 현대건설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가 나란히 급감한 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외형 축소가 연결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단순한 실적 둔화보다 현대건설의 반등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현대건설의 수익성은 오히려 뚜렷하게 개선된 데다, 92조원 규모 수주잔고와 2분기 이후 본격화할 원전·소형모듈원전(SMR)·해상풍력 중심의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 대표가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업 무게중심을 주택·토목에서 원전·전력·플랜트로 이동시키고 있는 만큼, 업계는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를 성장 둔화보다 전략 전환 과정의 일시적인 분위기로 해석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813억원, 영업이익 1809억원, 당기순이익 20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8%,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외형과 이익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실적 둔화의 핵심은 신규 수주 감소다. 현대건설은 1분기 별도 기준 2조5486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6조8321억원) 대비 62.7% 줄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 발주 지연 등으로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미뤄진 가운데 더현대 광주, 포천양수발전소 등 국내 중형급 사업 위주로 수주가 채워졌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부진했다. 1분기 매출은 2조5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고, 수주도 1조3915억원으로 45.1% 줄었다. 특히 건축·주택 부문 수주가 2조1967억원에서 8760억원으로 급감하며 외형 축소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연결 기준 전체 수주는 3조9621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430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연간 수주 목표 33조4000억원 대비 달성률은 11.9%에 그쳤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현대건설의 별도 영업이익은 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했다. 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과 함께 사우디 자푸라 패키지1 현장의 계약 증액 효과가 플랜트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별도 매출원가율은 92.9%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하락했고,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도 2.9%를 유지했다.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 구조 자체는 오히려 개선된 셈이다.

이는 현대건설이 매출 증대 등 외형 확대는 물론 선별 수주와 장기적 생산성 고도화 중심으로 전략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현대건설의 플랜트·뉴에너지 부문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95.5%에서 90.4%로 5.1%포인트 낮아졌다. 수익성 개선이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현대건설이 2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92조3237억원 규모의 수주잔고가 있다. 1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 별도 잔고는 68조6182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23조1169억원으로 약 3.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디에이치 클래스트, 강서 가양동 CJ부지 개발, 신한울 3·4호기 등이 안정적 매출 기반이다. 해외 역시 4조원 규모의 이라크 해수 처리시설, 사우디 아미랄 PKG4, 자푸라 PKG2 등 대형 장기 프로젝트가 버팀목 역할을 할 전망이다.

2분기 이후에는 이 대표가 강조하는 에너지 전략 전환의 성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현대건설은 미국 팰리세이즈 SMR, 페르미 마타도르 대형원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파푸아뉴기니 LNG, 미국 전기로 제철소, 복정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핵심 수주 후보군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팰리세이즈 SMR과 마타도르 프로젝트는 설계·인허가·정책자금·현지 파트너십이 병행되는 단계로 알려지며, 실질적 수주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유럽에서도 불가리아를 비롯해 핀란드·스웨덴·네덜란드 등으로 원전 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3243억원으로 늘어나며 원가율 개선 효과 일부를 상쇄했다. 인건비 증가와 대손상각비 발생, 완공 현장 자금 회수 지연, 미분양 할인 매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매출원가율은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연간 수주 목표 대비 1분기 진도율이 11%대에 그친 만큼 2분기 이후에도 대형 원전·SMR 프로젝트가 발주 지연이나 경쟁 심화로 늦춰질 경우, 연간 목표 부담은 하반기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경영 내실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선제적 사업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원전·SMR·해상풍력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해 시장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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