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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사진으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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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5. 05. 13:06

뮤지엄한미·PKM·성곡미술관서 사진전...서울사진축제도 열려
거장 회고부터 관람객 참여까지...도시 전반서 사진 흐름 조망
육명심, 〈강원도 강릉〉, 〈백민〉연작, 1983, Gelatin silver print, 뮤지엄한미 소장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에서 전시 중인 육명심의 1983년작 '강원도 강릉'. /뮤지엄한미
서울 곳곳에서 굵직한 사진 전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원로 거장의 작업을 되짚는 회고전부터 동시대 작가의 실험, 도시를 새롭게 해석한 국제 기획전까지 다양한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사진 매체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는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을 집약한 기획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 진행 중이다.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박영숙 등 1세대 작가 4인의 주요 연작 110여 점을 통해 인물, 도시, 자연, 여성 서사에 이르는 한국 사진의 궤적을 조망한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던 시기의 얼굴을 기록한 육명심의 '백민', 급격히 변모한 서울의 풍경을 집요하게 담아낸 홍순태의 도시 연작, 자연을 사유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한정식의 '고요', 그리고 여성의 삶과 시대를 응시한 박영숙의 초상 작업까지. 서로 다른 결의 시선은 결국 한국 사회의 집단적 기억으로 수렴된다.

4. Installation view of Jungjin Lee_Unseen_Thing
이정진의 개인전 '언신/씽(Unseen/Thing)' 전경. /PKM갤러리
삼청동의 PKM갤러리에서는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정진의 개인전 '언신/씽(Unseen/Thing)'이 관람객을 맞는다. 아이슬란드의 거친 자연을 담은 '언신' 시리즈는 풍경을 넘어 감각과 정서의 영역으로 확장되며, 한지 위에 구현된 이미지들은 마치 수묵화처럼 번지고 스민다.

일상의 사물을 촬영한 '씽' 연작 역시 기능과 용도를 벗겨낸 채 존재의 본질을 드러낸다. 사진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국제 미술계에서도 주목받으며, 매체의 경계를 다시 묻는다. 이러한 작업은 사진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각과 인식을 재구성하는 도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정진의 언신
이정진의 '언신 #55'. /PKM갤러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 보이지 않는 파리'는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을 전복한다. 관광 이미지로 소비된 낭만의 도시를 해체하고, 주변부와 잔여, 기억의 층위를 탐색하는 이 전시는 50여 명 작가의 시선을 통해 '도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념품처럼 소비되는 에펠탑부터 외곽 순환도로, 폐기물의 흔적까지, 사진은 도시의 표면 아래 숨겨진 구조와 시간을 드러낸다. 익숙한 이미지를 낯설게 만드는 전략은 결국 우리가 사는 도시를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전시는 사진이 현실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인식해온 이미지 체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매체임을 환기한다.

8. 섹션 3_ 길 위에서 (C)윤주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사진축제 전시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도봉구 창동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는 5년만에 '서울사진축제'가 열리고 있다. 다양한 세대 작가들이 '컴백홈'을 주제로 '집'이라는 보편적 개념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낸다. 한영수, 박형렬, 이한구 등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더불어 김민, 신수와, 이예은 등 신진 작가까지 총 23명이 참여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집'을 해석한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와 연계된 설치 작업과 아카이브 프로젝트, 이동형 서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사진을 경험하고 해석하는 등 사진을 매개로 소통하는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서울사진축제는 시민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누구나 사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두의 축제'로 준비했다"며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라는 새로운 '사진의 집'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억과 시선이 모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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