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삼성전자 목표가 하향…속도조절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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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들어 글로벌IB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씨티그룹은 삼성전자를 메모리 시장 성장의 장기 수혜주로 보면서도 노사 갈등 리스크를 실적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의15%를 상한선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로, 파업이 격화될 경우 성과급 충당금 부담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10%, 11% 낮췄다. 다만 투자의견은'매수'를 유지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목표주가는 130만원을 유지했다. 다수 증권사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00만원 안팎까지 올리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 행보다.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이 분기 최대였지만 높아진 시장 기대를 감안하면 컨센서스를 매출 1%, 영업이익 3% 웃도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실적 모멘텀 둔화와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투자의견 하향 배경으로 제시했다.
국내 리서치업계가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낮추는 보고서를 내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43개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2601명의 분석보고서 73만5162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표본기간 기준 매수 의견 비중은 78%였다. 매도 의견은 0.9%에 그쳤고 적극매도 의견은 한 건도 없었다.
이들이 부정적 리포트를 내기 어려운 데는 기업과의 관계, 커버리지 유지 부담, IB 영업과의 이해관계, 시장 컨센서스와 다른 의견을 냈을 때의 평판 리스크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매도' 의견보다 목표주가 일부 하향이나 '보유' 전환을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시장 대표성이 큰 대형주는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돼 있어 부정적 의견을 내는 부담이 더 크다.
한편 보수적 리포트가 나온 직후 정작 주가는 폭등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 오른 6936.9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69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3% 오른 144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주가 140만원 고지를 밟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1031조원으로 급증하며 국내 상장사 중 두 번째로 시총 10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도 5% 넘게 오른 23만250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9623억원, 2조556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6조3364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를 빠르게 반영한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을 점검하려는 움직임은 나올 수 있다"며 "코스피 최고치와 반도체 대형주 급등이 맞물린 시점에 나온 보수적 의견이라는 점에서 주가 눈높이 조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