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동일 사안 검찰 항소심 첫 공판
사법부 판단 외에 입법부 자체 판단 나서
"삼권분립 위반"…"박 전 원장 명예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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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조특위는 이날 오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기관보고를 받았다. 이날 관련 사안에 대해 보고한 기관은 국가정보원(국정원), 국방부, 해양수산부(해수부), 감사원, 해양경찰청 등 5곳이다. 국정원은 이종석 원장을 대신해 김호홍 제2차장이 참석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이던 고(故) 이대준씨가 지난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사건이다. 이후 당시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관계자들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2022년 12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1심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검찰 항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냈으며,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했던 국정원 역시 이들의 고발을 취하했다. 이어 검찰은 박 전 원장 등에 대해서는 "항소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서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검찰이 일부 항소를 포기했지만, 국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주도로 국조특위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포함했다. 당초 검찰이 윤석열 정부의 압박을 받아 증거를 취사선택해 기소를 진행했다는 취지다. 사법부 판단과 별개로 박 전 원장 등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입법부 자체 조사를 펼치는 것이다. 피격 사건으로 숨진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정조사가 검찰 조작기소에 초점을 맞추고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 책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 꼬투리 잡기와 정치공방에만 집중하려는 행위는 범죄를 지우고 국민에게 조작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사실상 박 전 원장의 무죄를 직접 주장했다. 김호홍 2차장은 "자체 특별 감사 결과, 박 원장이 관련 첩보와 보고서를 직접 삭제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지시한 내용 확인했다"면서도 "해당 지시는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이 큰 사안이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대응 방향이 마련되기 전까지 불필요한 혼란 막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해당 문건들은 완전 삭제되지 않고 별도 보관되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윤 정부는 문건 삭제를 빌미로 고발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정보당국조차 우리나라 국민이 북한에 의해 피살된 사건의 진상규명보다 전 정권의 절차적 문제점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의 무죄 판결에 핵심 역할을 한 것이 결국 국정원의 감찰 보고서인데, 국정원이 사실상 대한민국 정치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국조특위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해 정부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점이다. 유족 측은 사건 당시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입법부의 자체 판단을 통해 자칫 당시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피해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족 측 변호인 김기윤 변호사는 "입법부가 왜 사법부 권리를 대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엄연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박 전 원장 살리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