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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집속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모(母)폭탄에 든 수십~수백 개의 자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확산하는 폭탄이다.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강철비'를 내려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이란이 최근 집속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이스라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모습을 보고 북한이 이를 따라 실험에 나선 것이다. 집속탄은 정밀 타격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을 노리는 탓에 민간인 부수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유엔 협약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무기다. 한 번 대기권 안에서 분리되고 나면 더는 요격할 수 없어 방어가 까다롭다.
북한은 전자기(전자기파·EMP) 무기체계 시험과 탄소 섬유 모의탄 살포 시험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파로 전자기기 내부 회로를 태워 현대전의 핵심인 각종 무기와 전력·통신 시설을 순식간에 불능화하는 무기다.
북한이 이런 고도의 전자전 수행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론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공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집속탄에 이어 지휘 체계와 전력망을 마비시키는 첨단 전자전 체계를 시험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재래식 전력을 무력화시키는 이란의 '비대칭 전력'의 강점을 파악하고 '학습'에 나섰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드론전을 실제 경험했다. 북한이 최근 군 체제와 교리를 드론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도 확인됐다고 한다. 러시아가 드론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것도 가능성이 아니라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
우리 대공 요격 무기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엔 뉴욕타임스가 LIG넥스원이 제작한 중거리 요격 체계 '천궁-Ⅱ'가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으로 중동전쟁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강점을 드러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요격 무기체계의 우수성만으로 성공적인 대공방어가 보장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통신망과 여러 요격 체계를 묶어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지휘통제시스템의 효율성이다. 특히 미사일뿐 아니라 싼 가격에다 탐지가 어려운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등장했다. 드론과 미사일의 '섞어 쏘기'가 일반화되면서 통합 지휘통제시스템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군 당국은 드론작전사령부를 해체하기로 했다가 중동전을 겪으면서 최근 이를 번복했다. 군 당국이 급변하는 현대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한국에 불법무기인 집속탄까지 사용할 것을 분명히 하고 '무기 개량 속도전'에 나선 양상이다. 군은 이번 중동전쟁을 계기로 대공(對空) 방어체계는 물론 더 중요해진 통합 지휘통제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