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계기 리스크 대응 차원 결정
대외 불확실성에 인건비 부담상황 속
10년 이어진 불법파견 갈등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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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조업과 밀접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직원들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인원은 약 7000명으로, 이번 조치를 통해 10여 년간 이어진 불법파견 갈등을 정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포스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며,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이후에도 포스코와 하청 노조 간 소송 약 28건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법 시행 직후인 지난달 협력사 조합원 약 4000명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으며 '노란봉투법 1호 기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추가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불법 파견 논란과 관련해 "소송이 장기화하면 노사 모두 부담인 만큼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인건비 등 비용 부담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포스코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6299명으로 7000명을 추가 고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40%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 밖에 협력사 인력 이탈에 따른 보상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 측은 협력사 경영진에 피해가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통한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이라면서 "직접 고용을 통해 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상생형 노사 모델을 바탕으로 철강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협력사 상생협의회 측은 "포스코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며, 장기간 소송으로 인한 내부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스코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포스코 사례, 원·하청 구조 개편 '기준점' 될까
포스코는 향후 직접 고용 인력의 임금·직급 체계 등 구체적인 처우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간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등 하청 노조는 직고용 전환 시 원청 노동자와 동일한 수준의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일각에선 포스코 사례를 계기로 유사한 사내하청 구조를 가진 철강·조선 대기업들을 향한 직고용 및 처우 개선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포스코가 제시할 처우 기준이 향후 원·하청 관계 재편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업계선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노사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고용노동부로부터 협력업체 근로자 121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받은 가운데, 불법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수준의 연말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하청노조의 처우개선 요구에 따라 올해 원·하청 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을 통일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 실행으로 원·하청 관계 재설정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포스코는 하나의 기준점이자 매뉴얼이 될 것"이라면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더해 인건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우리 기업들은 체질 개선의 기회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