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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신용카드 외환 결제 제한 해제…시장 환율 부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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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6. 04. 08. 11:49

2023년 달러 유출 방지 위해 제한, 3년 만에 규제 해제
사실상 자국 통화 평가절하…고정환율제 폐지 수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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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서 한 주민이 '우리에게 달러가 필요하다'고 적힌 피켓을 든 채 경기 침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AP 연합
볼리비아가 외환 보유액 급감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실시했던 신용·체크카드의 해외 사용(외환 결제) 제한을 3년 만에 해제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고정환율제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라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경제부는 7일(현지시간) 신용·체크카드 외환 결제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호세 가브리엘 에스피노사 경제부 장관은 "교육이나 건강과 관련된 지출과 각종 디지털 서비스 소비에 불편을 겪었던 국민의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카드 사용 제한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드 사용자는 이날부터 외국 현지 또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드 외환 결제를 제한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결제 한도는 신용카드의 경우 개인이 설정한 금액까지, 체크카드는 월 500달러(약 75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각 은행은 체크카드 해외 사용 한도를 자율적으로 높일 수 있다.

그동안 볼리비아는 가스 수출 감소, 고정환율제 부작용, 외환보유고 고갈 등을 겪으며 외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2023년 신용·체크카드 외환 결제를 제한했다. 이후 암시장 환전이 활성화됐고 달러 수요는 폭증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은행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신용카드에 한해 외환 결제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한도가 주 25달러(약 3만7500원)로 일괄 책정돼 실효성이 높지 않았다.

이번 조치를 통해 카드 대금 납부에는 공식 환율보다 높은 특별 환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볼리비아 중앙은행은 특별 환율을 매일 공지한다.

현지 금융권은 특별 환율이 달러당 8~10볼리비아노(볼리비아 화폐 단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행 공식 환율인 달러당 6.96볼리비아노보다 높고 암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볼리비아는 2011년부터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최근까지 외환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암시장에서 달러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암달러가 이미 10볼리비아노를 넘어섰다며 이번 조치로 특별 환율을 적용하도록 한 것은 간접적인 평가절하를 통해 환율 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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