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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 줄줄이…‘인증·인력·처방’ 누적되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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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4. 07. 18:10

의료법 개정 속도전…현장은 ‘과부하’ 신호
“구조 개선 없이 통제만”…의료계 불만
직역 충돌까지…의료계 반발 확산
오늘 하반기 전공의 7천707명 모집 개시<YONHAP NO-2791>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의료 질 관리와 환자 안전 강화를 명분으로 의료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의료인력, 처방, 필수의료까지 줄줄이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책 취지와 달리 구조적 개선 없이 규제가 앞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인증을 의무화하고, 정보보안 관리체계를 인증 기준에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존 자율 신청 방식으로는 참여율이 낮아 국가 차원의 의료 질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정작 의료현장에서는 인력·시설 기준에 더해 정보보안까지 의무화될 경우 추가 비용과 행정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소병원의 경우 준비 여건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더해진다.

의료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의료 질 관리와 환자 안전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들이 누적돼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공백 문제는 개정 필요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사직과 집단휴진 등으로 응급실과 중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 유지는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의약품 수급 불안과 처방 체계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의약품 품절이나 공급 차질이 반복되면서 동일 성분 의약품 간 대체 활용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분명 처방 논의가 확대됐다.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성분을 명확히 인지하고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이라는 점도 개정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된다.

문제는 이 개정이 '동시 추진'되면서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개정안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의료계는 이를 정책 실패 책임을 현장에 전가하는 규제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의정 갈등뿐만 아니라 의료계 직역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간호계는 의료기관별 인력 기준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병원들은 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준과 처벌까지 도입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규제라고 반발한다. 성분명 처방 법제화의 경우 의사단체는 처방권 침해와 환자 안전 문제를 이유로 집단행동까지 예고하고 있지만, 약사단체는 환자 선택권 확대와 의약품 공급 안정성을 내세워 맞서는 모습이다.

의료계에서는 의료법 개정 흐름은 개별 정책의 타당성보다, 이를 떠받칠 구조와 여건 없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이 인력 부족과 낮은 보상, 과도한 법적 부담 등 구조적 문제에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보다 법적 강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의료법 개정안은 모두 의료계와 환자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를 실행할 기반 없이 규제만 쌓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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