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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에이스’ 손주영의 낙마… 우완 파이어볼러 ‘오브라이언’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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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3. 12. 08:07

'한국계 빅리거' 오브라이언 합류?
'강구속 윽박' 구위형 '마무리 투수'
경기 후반 매번 실점 '투수진 강화'
AGAIN 2009 8강 남미 넘어라
4강 미국 넘어야 일본서 결승전
17년 만의 대결, 복수 성공할까
손주영, 1회말 무실점 마무리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1회말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손주영이 통증이 느껴지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연합
대표팀에서 류현진과 더불어 가장 믿음직한 좌완 선발 자원인 손주영(LG 트윈스)가 결국 마이애미가 아닌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지난 호주전 선발의 막중한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선 손주영은 단 1이닝만 소화하고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했다. 대체 선수로는 한국계 빅리거인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9일 호주전에서 선수 보호차원에서 손주영이 내려간 뒤로 노경을 비롯한 계투진이 '벌떼' 작전을 펼쳐 단 2실점으로 막았다. 3실점하면 그대로 8강행이 물거품되는 상황에서 투수진은 실점 마지노선을 지켜냈다. 또 대회 내내 강력한 화력을 뿜은 타선은 7득점을 내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뤘다. 마이애미로 향한 대표팀은 14일 도미니카공화국과 한국 시간으로 오전 7시30분 맞붙는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손주영이란 좌완 카드를 잃었지만, 한국계 빅리거인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대체 합류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점이다. 규정상 부상 선수가 있어야만 명단을 수정할 수 있었기에 손주영의 부상 낙마는 되레 오브라이언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키웠다.

대표팀 마운드 사정상 좌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오브라이언은 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로 활약하는 빅리거다. 지난 시즌엔 기량이 만개하며 실력으로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시즌 시작 땐 추격조에서 시작한 오브라이언은 필승조로 승진하더니 뒷문까지 책임질 정도로 강력한 구위를 인정 받았다.

통상 마무리 투수는 구종은 적어도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선수들이 중용된다. 경기 후반 분위기를 넘기지 않는 차원에서 타자들을 힘으로 승부해 정면대결을 벌이는 마무리 투수가 잡는 삼진이 짜릿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브라이언도 구위형 투수로 시속 160km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이 최대 강점이다.

대표팀엔 160km를 던지는 자원이 두산 베어스의 곽빈 정도가 유일하다. 대부분 패스트볼의 구속이 150km 언저리인 점을 감안하면 완전히 다른 유형의 구위형 파워피쳐가 수혈되는 셈이다. 이는 오브라이언의 강속구가 경기 후반 느린 변화구에 익숙해진 타자들 눈에는 더 빨라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오브라이언이 처음이든 나중에 나오든 그의 구속 가치가 훨씬 올라가는 셈이다.

오브라이언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국계 빅리거로 이번 시즌 기량을 만개한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다. 그만큼 공에 힘이 제대로 실린다. 오브라이언은 당초 류지현 대표팀 감독과 수차례 만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기를 열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표팀 명단 포함은 거의 확실했지만, 명단 발표 직전 스프링캠프에서 입은 종아리 부상으로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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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 정통파 파이어볼러인 한국계 빅리거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이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 /AFP·연합
◇한국 8강 미국 마이애미행… 오브라이언의 빠른 '부상 회복'

마운드의 높이가 낮은 대표팀으로선 엄청난 전력 누수였다. 우려대로 1라운드에서 한국 투수진은 호주전 2실점 외에 체코(4실점), 일본(8실점), 대만(5실점)을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가장 많은 실점을 내준 일본과는 전적이 맞물리지 않아 8실점이 빠지면서 한국은 대만 5실점, 호주 2실점을 묶어 총 7실점을 기록했다. 호주(대만전 0실점, 한국전 7실점), 대만(한국전 4실점, 호주전 3실점)도 7실점했다. 세팀 모두 총 실점이 7점이었지만 이닝당 실점률을 따졌을 때 한국이 가장 적었다. 다득점에서도 호주전 대량 득점에 힘입어 11점으로 공격력이 가장 좋았다. 상대전적도 서로 1승 1패여서 더 짜릿했다. 자칫하면 제비뽑기로 8강행이 가려질 뻔했다.

호주전에서 자초한 1회 위기를 넘긴 게 대표팀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계기였다. 손주영이 자초한 1사 1, 2루 위기에서 후속타자를 맞아 실투성으로 공이 한가운데 몰렸지만 상대 타자는 타이밍을 못잡으며 담장으로 넘기지 못했다. 공은 맞는 순간 장타성 코스였지만 다행히 좌익수 저마이 존스의 정면으로 향했다. 외야 깊숙한 곳에서 뜬공으로 잡힌 게 결정적이었다. 이 후 안정을 되찾은 손주영은 1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계투진에 마운드를 넘겼다.

손주영의 낙마는 치명적인 전력 손실이지만, 새로운 유형의 우완 파이어볼러 오브라이언의 합류는 다행이다. 오브라이언이 빠르게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미국서 열리는 2라운드부터 참여하기 위한 열망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스, 데인, 위트컴 등 한국계 선수들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오브라이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지난 2009년 대진표처럼 8강에서 남미 야구강국을 꺾으면(당시 베네수엘라를 10-2로 완파) 4강에서 미국과 만난다. 당시 미국을 꺾고(9-4 승리) 결승에 오른 한국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운드에 막혀 연장 접전 끝에 3-5로 졌다. 10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잡은 동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17년 만에 한일전 리벤지 매치를 벌이려면 도쿄를 넘어 '마이애미의 기적'이 두 번 더 필요하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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