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유죄 판결 이후에도 술자리·섬 방문·공동 투자
비즈니스 파트너십 정황
공화 의원까지 가세한 사퇴 압박...의회 소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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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러트닉 장관이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일각으로부터도 사퇴 요구를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러트닉, 법무부 엡스타인 문건에 드러난 '13년 교류'…이름 250번 등장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최근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건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이 이전에 밝혔던 것보다 엡스타인과 러트닉 장관의 관계가 더 긴밀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법무부 문건을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과 엡스타인은 뉴욕시 맨해튼의 부촌인 어퍼이스트 사이드에서 10년 넘게 이웃으로 지내며 최소 13년간 정기적으로 교류해왔다.
두 사람은 동일한 비상장 기업에 공동 투자했고, 지역 및 자선 관련 사안으로 교류했으며, 뉴욕과 카리브해에서 사교 활동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엡스타인 문건 250여 건에 러트닉 장관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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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은 러트닉 장관이 지난해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 2005년 만난 뒤 혐오감을 느껴 이후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러트닉 장관은 당시 팟캐스트 '포드 포스 원(Pod Force One)'에서 2005년 이후 결코 그와 같은 방에 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주장하며 "그게 내 이야기다. 한 번으로 완전히 끝났다"고 말한 바 있다고 ABC뉴스가 전했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문건들은 러트닉 장관이 2005년 이후에도 엡스타인과 지속적으로 교류했음을 시사한다. ABC는 2011년 5월 1일 엡스타인의 일정표에 러트닉 장관과의 술자리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법무부 문건에는 러트닉 장관과 가족이 2012년 엡스타인의 개인 섬 방문을 계획했다는 기록도 포함돼 있다고 NYT·A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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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는 법무부 문건에 2012년 러트닉 장관과 엡스타인이 기술 기업 '애드핀 솔루션스(AdFin Solutions Inc.)'에 공동 투자한 구체적 계약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문건에서 러트닉 장관은 해당 투자 계약의 '서명자'로 기재돼 있으며, 엡스타인은 '우선주 보유자(preferred holder)'로 명시돼 있다.
폭스뉴스는 해당 투자가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4년 뒤에 이뤄졌다는 점도 문건에 적시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2012년 11월 엡스타인의 비서가 러트닉 장관에게 카리브해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세인트토머스에서 만날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화번호를 전달한 이메일도 포착됐다.
◇ 민주·공화 사퇴 요구 확산…의회 소환 가능성
민주당은 러트닉 장관이 거짓말을 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러트닉이 유죄 판결을 받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와의 사업 거래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은 그의 판단력과 윤리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러트닉은 상무장관으로 있을 자격이 없으며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사퇴 목소리가 나온다.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그는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솔직히 그냥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시 의원은 특히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직위를 박탈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러트닉이 거짓말한 것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러트닉 장관에 대한 의회 소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생존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가진 모든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 백악관 "성과 집중"...상무부 "행정부 성과 폄훼 시도"…당장 사퇴 가능성은 낮아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백악관과 상무부는 의혹을 일축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내각을 구성했다"며 "러트닉 장관과 상무부를 포함한 행정부 전체는 여전히 미국 국민을 위한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도 "러트닉은 2005년 엡스타인을 만났고, 이후 14년간 매우 제한적인 접촉만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이번 논란을 "행정부 성과를 흐리려는 기성 언론의 실패한 시도"라고 규정했다고 폭스 등이 전했다.
양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러트닉 장관의 사퇴나 해임 모두 "당장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