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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장면은 노다·사이토 두 공동대표가 정책을 설명한 뒤 목소리를 모아 투표를 호소하고, 수어 통역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방송 말미 부분이다. 가짜 영상에서는 이 장면이 두 사람이 연단을 밀어 넘어뜨리듯 일어서 부채를 한 손에 든 채 춤을 추는 내용으로 바뀌어 있었다. 해당 영상에는 "선거의 공정성에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비판부터 "풍자에 불과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이 댓글로 쏟아졌다.
이 영상은 1월 30일 아침 일본 거주 개인 계정에서 처음 게시됐고, 31일 정오 무렵까지 급속히 확산됐다. 계정 운영자는 31일 정오경 문제가 된 영상을 삭제한 뒤, AI(인공지능)로 가공한 동영상임을 밝히고 "유머의 범위라고 생각했지만 배려가 현저히 부족했고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이 게시자에게 취재를 요청했지만 31일 오후 7시 시점까지 답변은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개혁연합 홍보 담당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당의 생각을 널리 전하기 위한 정견방송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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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견방송은 국회의원 선거나 전국의 각 지자체 선거에서 후보자나 정당·정치단체가 TV·라디오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프로그램이다. 공직선거법은 방송사가 이를 '있는 그대로' 내보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방송 내용을 편집·가공해 SNS에 재게시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은 아직 없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는 다른 야당 후보의 거리 인사 사진이 생성형 AI로 '탱크톱 차림'으로 바뀐 이미지가 돌았던 사례도 확인되는 등 후보·정당을 겨냥한 AI 변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허위·조작 영상과 기존 공직선거법 사이의 간극이 현실 문제로 드러난 셈이다.
◇"진짜 정견방송으로 오인 위험…공선법 재검토 필요"
선거제도에 밝은 메이지대 정보법 전공 한 교수는 "정견방송을 가짜 영상으로 만들면, 시청자가 그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기 쉬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 포스터를 훼손하면 위반이지만, AI에 의한 허위·오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공간에는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에 맞춘 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이오대 등 일본 학계에서도 최근 "AI 시대의 선거 보도를 둘러싼 가짜 정보 확산에 대응해, 선거 기간에는 사실 여부가 의심되는 정보를 적극 검증·정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등 언론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도개혁연합 정견방송 변조 논란은, 일본 총선을 앞두고 생성형 AI와 SNS가 선거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법·제도 정비 논쟁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