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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뇨스의 현대차 대개조… 260억달러 ‘미국 베팅’과 로봇 혁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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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01. 07:49

현대차, 트럼프 관세 파고 넘는 '현지 생산' 승부수
무뇨스 "투자의 결실 앞당기기 위해 가속화 집중"
'로봇 아틀라스' 공개 후 주가 급등
"2026년, 평년 아니다"… 'PM 제곱' 앞세운 조직·전략 대개조
무뇨스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7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진행된 현대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현대자동차의 첫 외국인 수장인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가 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조기에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뇨스 CEO는 경기도 고양시 현대차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WSJ 인터뷰에서 약 260억달러의 대(對)미국 투자와 관련, "가속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투자의 결실을 누릴 수 있도록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충격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대차는 29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순이익이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로 인해 한국에서 생산된 현대차가 타격을 입은 결과지만, 글로벌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무뇨스 현대차 CEO "260억달러 대미 투자, 조기 집행·성과"
현대차 주가, 로봇 공개 이후 급등… 시장이 응답했다

이 같은 전략과 비전은 주가 흐름에서도 뚜렷하게 반영됐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2025년 8월 이후 현대차 주가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11월과 12월을 거치며 변동성을 동반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1월 들어 상승 폭이 급격히 확대되며 161%까지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제너럴모터스(GM)·도요타(豊田)·폭스바겐의 주가 흐름과 비교해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GM은 2025년 가을 이후 40~64% 범위에서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고, 도요타는 20~36% 수준에서 점진적인 오름세를 나타냈다. 폭스바겐은 전체 기간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0~15%대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반면 현대차는 30일 기준으로 경쟁사들을 크게 웃도는 주가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주가 급등은 1월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인 CES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와 맞물려 더욱 두드러졌다. 아틀라스 로봇이 공개된 직후 현대차 주가는 급등, 최근 한달 동안 80% 상승했다고 WSJ은 전했다.

CES 2026 둘러보는 정의선 회장과 호세 무뇨스 대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 트럼프 시대 불확실성 정면 돌파 'PM 제곱' 전략... "2026년, 비상한 시기"

하지만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CEO는 여러 차례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의 미국 투자 의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시대를 전제로 조직이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뇨스 CEO는 올해 초 서울 교외에서 약 1000명의 영업 직원 앞에 서서 준비된 영어 연설문과 한국어 번역 자료를 폐기하고 즉석 발언을 선택했다. 그는 통역과 함께 무대에 올라 2026년은 평소와 다름없는 한 해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뇨스 CEO는 현대차의 위계적 문화가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보고 정기적인 무대본 타운홀 미팅을 도입했다. 초기에는 질문 시간이 되면 침묵이 흘렀지만,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질문의 물꼬를 튼 직원에게 하루 휴가를 제공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그는 '빨리빨리(pali, pali)'와 '미리미리(miri, miri)'를 결합한 내부 원칙을 만들고 이를 'PM 제곱(squared)'이라고 명명했다.

로봇
현대차그룹 미국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2025년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프레스 공정에서 차체를 검사하고 있다./(엘라벨)하만주 특파원
◇ "단순 완성차 제조사 아니다"... AI·로보틱스 기반 '모빌리티 테크 기업' 선언

무뇨스 CEO는 현대차의 방향성을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선 기술·모빌리티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 비전은 노란색 로봇 스팟(SPOT)이 고양의 현대차 스튜디오에서 차량 사이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개의 블랙웰 인공지능(AI)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차량과 로봇에 실시간 AI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로보틱스 투자는 더욱 강화됐다.

아틀라스 로봇은 2028년부터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시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무뇨스 CEO는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를 미국산으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그는 공장 투자에 대해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하고 실제로 가동에 들어가면 되돌아갈 수 없다"며 현대차의 260억달러 미국 투자가 단기 대응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임을 분명히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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