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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천무’ 선택 이후… 북유럽 ‘K-방산’ 확장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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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2. 01. 06:43

韓‘천무’가 美‘하이마스’를 제친 시점, K-방산의 확장은 흐름이 됐다
하이마스 미국 중심 연합전 상징, 천무는 다국적 연합전의 실무 해법
확산의 메커니즘: 한 나라의 선택이 ‘연합 기준’
0201 천무 firing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유럽 방산시장에 분명한 분기점이 찍혔다. 노르웨이 정부가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를 선택하며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를 제쳤다. 이 결정은 단순한 무기 선정이 아니라, 유럽 조달 문법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노르웨이 국방당국의 설명을 인용해 "요구 성능 충족과 가장 빠른 납기가 결정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 선택의 파장은 즉각 북유럽 전역으로 번졌다. 노르웨이와 안보를 공유하는 핀란드·스웨덴·덴마크에서 "한국 체계를 검토 대상에 올렸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유럽의 유력한 국방·안보·방산 전문언론매체인 디펜스 뉴스(Defense News)와 디펜스 포스트(The Defense Post)는 노르웨이 사례가 "북유럽 공동훈련과 연합전 운용을 고려할 때 강력한 기준점(reference)"이 됐다고 지난달 30일 각각 분석했다.

특히 이들 전문 매체들은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는 신속하게 전투지역 투입 가능한 항공 이동 설계의 '미국 중심 연합전'의 상징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는 각국이 스스로 운용하면서도 곧바로 연합할 수 있는 화력 시스템으로 '다국적 연합전의 실무 해법'이라고 차이점을 분석했다.

현지 국방·방산 전문가들은 이 차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언급했다. 특히 하이마스는 상위 연합 지휘부 통제 하에 선별적·전략적으로 운용되는 반면, 천무는 연합 틀 안에서 운용 주체의 자율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평가한다. 또한 노르웨이가 천무를 선택한 이유 역시 항공기 수송성 등 성능 비교 이전에 납기, 탄종 유연성, 연합 운용의 현실성이었다고 현지 국방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캐나다와 노르웨이를 방문했던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주말 귀국하며 "노르웨이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노르웨이가 한국을 선택함으로써 스웨덴·덴마크 등 인접국에서도 '한국을 검토해보겠다'는 흐름이 만들어진 것이 매우 의미있다"며 "이번 성과가 향후 수출을 다른 나라로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노르웨이였나: 시점의 정치·군사적 의미
노르웨이의 결정 시점은 우연이 아니다. 러시아 위협이 상시화된 북유럽에서 장거리 화력은 상징이 아니라 즉각적인 억지의 도구다. 문제는 속도였다.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은 공개 설명에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조달을 강조했고, 로이터는 천무가 납기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다탄종 운용과 연합 지휘망 연동이 더해졌다.

◇핀란드: 자주국방과 연합전의 접점
핀란드는 대규모 예비전력과 분산 방어 개념을 유지한다. 브레이킹디펜스(Breaking Defense)는 발트·북유럽 국가들이 적 종심을 타격하는 장거리 화력을 연합 차원에서 보강하려는 흐름을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노르웨이의 선택 이후 핀란드 내부에서는 분산 배치·신속 보충에 적합한 체계에 대한 검토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K-9 자주포를 통해 검증된 K-방산 무기체계의 신뢰도가 다연장 영역으로 확장될 여지가 커졌다.

◇스웨덴: 성능보다 '표준화'의 계산
스웨덴은 기술력이 강하지만, 나토 연합훈련에서는 표준화 비용이 관건이다. 2024년 10월, 유럽의 유력한 방산전문 언론매체인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se Industry Europe)는 폴란드·에스토니아 K-9 합동훈련을 완전한 상호운용성 시연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는 "같은 논리가 다연장로켓 시스템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웃 노르웨이가 천무를 채택한 순간, 스웨덴은 같은 화면·같은 절차로 즉시 협동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며 "이는 성능 비교를 넘어 연합전 비용과 시간의 문제"라고 했다.

◇덴마크: '얼마나 빨리 채우는가'
덴마크의 관심사는 명확하다. 빠른 전력화다. 이준곤 교수는 "로이터와 디펜스 뉴스 등 유럽의 국방·방산전문 언론매체들의 보도 흐름에서 공통으로 강조된 포인트는 납기와 패키지다. 훈련·군수·운용 지원을 묶은 패키지 조달은 덴마크식 합리주의 조달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노르웨이 사례는 지금 도입해 곧바로 연합훈련에 투입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동일 무기 체계를 쓰는 순간 연합훈련의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진다"며 "K-9 자주포에서 그랬듯이, 천무는 장거리 화력에서도 총 32개국들로 구성된 나토 유럽 동맹국들간 연합전력의 공용어가 될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핀란드 그리고 노르웨이의 선택은 시작이다. 북유럽에서 'K-방산' 도입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남유럽의 스페인과 동유럽의 루마니아 등 유럽 전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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