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검진센터' 사태와 수의료 환경을 둘러싼 제도 변화와 시장 구조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직능단체의 역할 역시 단순 민원 대응을 넘어 정책 형성 과정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27대 서울특별시수의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황정연 후보는 협회의 기능을 ‘관리 중심 조직’에서 ‘정책 영향력을 갖는 전문 단체’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AI센터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는 황정연 후보가 출마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황 후보는 지난 3년을 협회 운영 기반을 정비하는 시기로 평가하며, 다음 단계로는 조직의 구조와 역할을 바꾸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황 후보는 현재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임상 현장과 협회 운영을 동시에 경험해 온 점을 강점으로 제시한다.
그는 코로나19 직후 불안정했던 협회 재정 구조를 안정시키고, 개원 수의사들의 고충 대응 체계를 정비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재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수의계 환경 변화 속에서 단체의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을 들었다.
그는 최근의 제도 논의와 산업 구조 변화를 거치며, 법·제도 틀 안에서 사후 대응하는 수준으로는 회원 권익을 충분히 지키기 어렵다고 본다. 정책 초안이 마련되는 단계부터 참여해 직능의 전문성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수의계 안팎의 갈등 사안을 거치며 제도와 법령의 틀을 바꾸는 역량이 단체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황 후보는 공약을 네 갈래로 제시했다. 첫째는 회원 보호 체계 고도화다. 최근 축적된 고충 사례 데이터를 토대로 분쟁 발생 유형을 분석하고, 단체 차원의 재원 마련 모델을 도입해 회원이 감당해야 할 법적·재정적 부담을 완충하겠다는 구상이다.
둘째는 1인 동물병원 지원이다. 상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각 자료 중심의 진료 안내 자료를 제작·배포해 보호자와의 소통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진료 동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명 부담을 덜어 임상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셋째는 복지 체계 확장이다. 의료비 할인 범위를 확대하고, 협회 관련 사업 수익의 회원 환원 구조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소모임과 동호회 지원 확대 등 교류 기반 강화도 포함된다. 황 후보는 “회비가 단순 비용이 아니라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넷째는 정책 영역 참여 확대다. 공공 수의료와 보험 제도 등 제도 설계 과정에 수의사 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통로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대형 병원 중심이 아닌 개원 수의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료 환경 조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현재 수의계가 규제 환경 변화와 시장 경쟁 구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현장 경험과 조직 운영 경험을 함께 갖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황 후보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난 3년이 복구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구조를 바꾸는 시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가 서울시수의사회가 ‘관리 조직’에 머무를지, ‘정책 주도 조직’으로 전환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