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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저도수’·하이트 ‘해외’…소주시장, 같은위기 다른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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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 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1. 25. 19:26

소비 감소·음주 트렌드 변화에 투트랙
롯데칠성, 0.3도 도수 낮춘 '새로' 출시
하이트진로, 과일소주 앞세워 수출강화
수익성 방어·성장 동력 확보 전략 눈길
소주 완성본
국내 소주 시장이 '저도화'와 '외연 확장'이라는 두 갈래 전략을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비 감소와 음주 문화 변화로 내수 성장 여력이 줄어들자, 주류업체들은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도수를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해외에서는 맛과 형태를 바꿔 시장을 넓힌다. 롯데칠성음료는 도수를 낮춘 '새로'를 앞세워 내수 방어에 집중하는 반면, 하이트진로는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성분을 리뉴얼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리뉴얼 제품은 오는 30일부터 출고되며, 재고 소진 상황에 따라 다음 달 초부터 소비자들이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핵심은 알코올 도수 조정이다.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추는 대신 알라닌·아르기닌 등 아미노산 5종을 추가해 감칠맛을 보완했다. 패키지 디자인과 출고가는 기존과 동일하다.

회사 측은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한 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엇갈린다. 가격을 유지한 채 성분과 도수만 조정해 사실상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주의 핵심 원료인 주정은 도수가 0.1도 낮아질 때마다 병당 원가가 약 0.6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처럼 0.3도를 낮출 경우 병당 약 1.8원의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세금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소주는 출고가 기준으로 주세와 교육세가 부과되는 종가세 체계다. 원가가 낮아지면 반출가격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세금 부담도 함께 감소한다. 도수는 낮췄지만 출고가를 유지했기 때문에, 절감된 원가와 세금만큼 제조사의 마진은 확대되는 구조다.

이 같은 전략은 롯데칠성음료의 최근 실적 흐름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주류사업부 매출은 5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고, 내수 소주 매출도 2.2%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매출 감소 속에서도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방어한 셈이다. 새로 리뉴얼 역시 내수 부진 국면에서 마진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성장 무게추를 해외로 옮겼다. 일반 소주보다 과일소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혼합주 중심의 수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0년 350억원에서 2024년 884억원으로 4년 만에 2.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소주 수출에서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58%로, 이미 일반 소주를 넘어섰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자몽·청포도·자두·딸기·복숭아·레몬 등 6종의 과일소주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수출 전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메론 등 신규 소주도 출시한다. 일본·중국·미국·베트남·필리핀 등 주요 시장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교민·관광객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생산 인프라도 해외 전략의 핵심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연간 1억5000만병 규모의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동남아를 거점으로 글로벌 공급 효율을 높이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도 해외 시장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는 분위기가 강하다. 올해 14년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도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도 하이트진로의 해외 전략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매출 2조5968억원, 영업이익 21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7%, 1.17% 증가한 수준이다.
정문경 기자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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