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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편중’ 꼬리표 뗄까…정경구號 HDC현산, ‘인프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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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1. 25. 16:21

성장 이끈 ‘자체 사업’…단, 매출 中 주택 비중 ‘80%’ 편중
철도·도로 등 정부 SOC 수주 확대 분위기 고조에
정 대표도, ‘플랜B’ 속도…”인프라 등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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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앞세운 자체 사업으로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주택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변화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등 변동성이 상존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 환경을 감안해, 주택 외 영역에서도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그간 회사는 주택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지를 선점해 아파트는 물론 업무·상업·문화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추진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 왔다. 다만 주택 사업부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한 공공 인프라를 주택에 이은 또 하나의 수익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배경에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신임 속에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데 이어 올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돼 온 수익원 다변화 기조에 부응해 회사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체 매출에서 국내 토목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6.5% 수준에서 올해 8~10%대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의 전체 매출 3조1219억원 가운데 주택사업 매출은 1조8378억원으로 58.9%를 차지했다. 여기에 부지를 직접 매입해 개발·분양까지 수행하는 민간 도시개발, 복합용도개발 등 자체 공사 매출도 7544억원으로 24.2%에 달한다. 외주 주택과 자체 공사를 합친 주택 관련 매출 비중은 전체의 83%인 2조5922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반면 도로·항만·공단부지·일반철도·고속철도 등을 포함한 토목 부문 매출은 국내 2034억원으로 6.5%, 해외는 174억원에 그치며 존재감이 제한적이다. 다만 2024년 국내 토목 매출 비중이 7.2%를 기록하는 등 점진적인 확대 흐름을 보인 데다, 올해 정부가 국토교통부에 편성한 SOC 예산이 27조7000억원으로 2022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점은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 투자 확대 흐름에 맞춰 공공 인프라 수주를 실적에 본격 반영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국내 토목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2977억원 규모의 '남부내륙철도 김천~거제 건설사업 제3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를 수주하며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수주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약 1년 만에 따낸 공공 인프라 신규 수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이 수행 중인 관급공사 프로젝트는 국내외를 합쳐 총 19곳이다. 이 가운데 회사는 지난해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제4공구 등 11개 프로젝트를 단기간 내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의 57%에 달하는 물량이 조만간 종료되는 구조로, 신규 수주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관급공사 수주 잔고가 급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은 관급 인프라 계약 체결 기준으로, 지난해 3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당진천안선 인주~염치 터널 소방시설 기계공사' 이후 1년여 만에 진행되는 신규 프로젝트다.

현재 정몽규 회장은 그룹 전반에 중장기 성장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립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26년 미래 전략 워크숍'에서 정 회장은 "창사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건설 중심 그룹의 틀을 넘어 핵심 사업을 고도화하고 질적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정경구 대표 역시 자체 사업 중심 성장 전략과 함께 '플랜B' 마련에 본격 나선 것으로도 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은 질적·양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자체사업 매출 인식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800억원대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같은 자체 사업 중심의 회사 성장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행과 시공을 병행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분양 시장이 위축될 경우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작년 3분기 기준 자체 공사 완성 주택 재고자산은 1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미완성 주택 역시 1조498억원에서 543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재무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수천억원 규모의 재고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는 구조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와 인프라를 중장기 성장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당사 역시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수주 확대는 물론 설계와 시공을 넘어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주택 사업을 통해 축적한 사업 관리와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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