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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조금 높아도 치매 위험↑” 국내 의료진, ‘상승혈압’ 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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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04. 17:27

280만 명 분석한 혈압-치매 연관성 연구 결과 발표
혈관성 치매, 상승 혈압군 16%·고혈압군 37% 증가
중년층과 여성에서 치매 위험 뚜렷…"선제 관리 나서야"
[한림대성심병원] 혈압 약간만 높아도 치매 위험 뛴다… 특히 중년·여성에서 뚜렷
(왼쪽부터)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정영희 교수, 김종옥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천대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한림대의료원
정상 혈압 범위보다 살짝 높은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치매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기존 고혈압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고혈압 진단 기준에 미달하는 높은 혈압만으로도 치매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이민우·정영희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김종옥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천대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혈압과 치매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결과는 '혈압 범주에 따른 치매 위험: 대한민국 전국민 연구'라는 제목으로 심혈관질환 학술지인 'European Heart Journal(IF: 35.6)' 최신호에 게재됐다.

상승 혈압은 유럽심장학회(ESC)가 고혈압 기준을 강화하며 새롭게 정의한 단어다. 고혈압 전 단계(수축기 120~139㎜Hg 또는 이완기 70~89㎜Hg)를 뜻한다. 고혈압으로 진단되기 전 단계지만, 단순 위험군이 아닌 치매 발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09년~2010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약 280만명을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해 정상 혈압, 상승 혈압, 고혈압군으로 나눠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다. 결과는 총 12만 1223명이 치매를 진단받았고, 이 중 76.6%가 알츠하이머병(퇴행성 치매), 12.1%가 혈관성 치매(뇌혈관 손상 치매)였다.

정상 혈압군 대비 상승 혈압군의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은 1.6% 증가했고, 고혈압군에서는 전체 치매 위험이 2.9%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혈관성 치매의 위험은 상승 혈압군 16%, 고혈압군 37% 증가했다.

연령별 비교에서는 40~64세 중년층에서 위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중년 연령대에서 상승 혈압군은 정상 혈압군보다 치매 위험이 8.5% 높았고, 고혈압군은 33.8%나 높았다. 성별 분석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혈압이 오를수록 치매 위험 증가가 더 뚜렷했다. 여성은 상승 혈압과 고혈압 모두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남성은 고혈압군에서만 뚜렷한 연관성이 보였다.

이민우 교수는 "상승 혈압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실제 치매 위험,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데 매우 유효함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수축기 혈압이 120㎜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70㎜Hg를 넘는 단계부터 뇌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년층과 여성은 혈압이 조금만 높아도 치매 예방을 위한 '조기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생활 습관 교정 등 선제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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