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가전은 원가 부담에 수익성 악화
강점 평가 수직계열화 구조가 독으로
HBM4 양산 앞두고 균형 조율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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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전 분기 대비 무려 80~90%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서버용 64GB RDIMM(서버용 모듈)은 지난해 4분기 450달러 수준이던 고정거래가격이 올 1분기 900달러를 돌파했다. 이 같은 가격 환경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삼성전자의 2025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DS부문은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DS 부문의 호재는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HBM4를 설 연휴 이후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HBM4의 품질 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이르면 이달 셋째 주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특히 이번 HBM4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 적용해 국제 표준(JEDEC)을 뛰어넘는 최대 11.7Gbps의 속도를 구현,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능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나날이 상승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170조원이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급등으로 전사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메모리에서 창출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 입장에선 호재만으로 보긴 어렵다. 세트 사업부에는 폭등한 부품 가격이 고스란히 수익성 격차를 키우는 딜레마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사업부는 부품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TV와 가전을 맡는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 사업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부품 가격 상승을 비롯해 계절적 비수기,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지난해 3분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4분기에는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이 같은 양극화는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강점으로 평가받아 온 수직계열화 구조가 가진 양면성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직접 만들며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는 삼성만이 가진 강력한 무기로, 이를 통해 생산 안정성을 높였고 반도체·TV·스마트폰 시장을 동시에 석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품 가격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폭등하는 시기에는 내부 사업부 간 수익을 상쇄하는 딜레마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2026년 메모리 출하량과 판가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지만 부품 가격 상승으로 DX 부문의 수익성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는 긍정적이지만, 가전·TV·스마트폰 중심의 IT 기기 수요에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IT 업종 내 양극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별 전략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MX사업부는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6' 출시와 자체 AP(엑시노스)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적자에 빠진 VD사업부는 '마이크로 RGB TV' 등 기술 초격차를 앞세운 신제품 라인업으로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DA사업부 역시 AI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가전과 계절적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메모리 초호황이라는 기회와 세트 사업의 부담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사업부 간 균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장기 실적 안정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