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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로 판도 흔드는 삼성… AI 메모리 주도권 탈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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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2. 01. 17:57

SK하이닉스와 기술·공급 격차 좁혀
엔비디아향 HBM4 퀄 최종 테스트
구글 TPU 생태계에서도 비중 확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싼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HBM3E에서는 SK하이닉스가 수율과 성능에서 앞서며 AI 메모리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왔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기술·공급망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엔비디아와 구글 등 핵심 고객사의 차세대 AI 칩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HBM4 성능을 끌어올린 삼성이 내년 메모리 주도권을 다시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HBM4 퀄 테스트(성능 평가)는 사실상 최종 단계에 돌입했으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초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3E에서는 격차가 컸지만 HBM4에서는 속도·발열·전력 효율에서 삼성이 요구 기준에 근접하면서 이번 세대는 경쟁 구도가 다시 맞붙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이 추진하는 AI 전용 칩 텐서처리장치(TPU) 생태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차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구글 TPU용 HBM 공급 비중을 SK하이닉스 56.6%, 삼성전자 43.3%로 추정했고 메리츠증권에서는 SK하이닉스가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이 구글 공급 비중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 기반 HBM의 재설계가 있다. 삼성은 초기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회로와 구조를 손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고클럭 구간에서의 안정성과 테스트 통과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술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는 1c 기반 D램 완성도 개선, 4나노 로직 공정 적용 베이스다이 성능 향상, 발열·전력 효율 개선 등을 통해 HBM4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조직 개편도 속도를 더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TF 형태로 운영하던 HBM 개발 조직을 최근 D램사업부 산하 정식 조직으로 편입해 HBM4E·HBM5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로드맵을 통합 관리하기 시작했다. 기술 개발부터 수율 확보, 고객 대응을 하나로 묶어 속도전을 강화한 셈이다.

수요 환경 역시 삼성전자에게 우호적이다. 구글 TPU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차세대 AI 칩이 HBM4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HBM뿐 아니라 DDR5·LPDDR5X와 같은 범용 D램 수요도 함께 급증하는 시기가 들어선 것이다. 공급 증가율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해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가동 라인 가동률은 3분기에도 100%를 기록했으며 누적 케펙스(CAPEX·설비투자)는 32조원 이상, 연구개발비(R&D)는 26조8881억원을 집행했다. 차세대 공정 전환과 HBM 중심의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망도 잇따라 상향되는 분위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4의 점유율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급등세가 맞물리며 내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0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HBM4 품질 테스트가 조기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삼성전자가 차기 업사이클의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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