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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길 동행한 김주애, ‘세습 야욕’ 노골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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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09. 03. 10:05

김정은 딸 주애도 베이징 도착한듯
딸 주애로 세습체계 본격화 시동?
최선희에 앞서 내리는 모습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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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뒤로 딸 주애가 최선희 외무상에 앞서 하차하는 모습. /신화·연합
북한 김정은이 중국 방문길에 딸 주애를 데려간 것으로 보인다. 주애 동행으로 김정은이 북한의 4대 세습 체계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이 2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할 당시 주애가 특별 열차에 탑승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실렸다. 김정은에 가려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바로 뒤에 위치할 의전서열상 인물은 주애 말고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최선희 외무상보다 앞에 위치해 주애가 거의 확실시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가정보원도 "이번에 김정은이 방중하면서 딸 김주애를 동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주애가 김정은을 따라 중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엔 부인 리설주가 3차례 방중 일정에 동행한 적이 있다.

김정은이 딸 주애를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무대에 공개적으로 대동한 것은 차기 지도자가 주애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 김정은은 북한의 국내 주요 행사 자리에 딸 주애를 공개 대동하며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왔다. 주애는 현장 시찰은 물론 군부대 방문에도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정치적 위상이 자연스레 커졌다는 전문가 분석이 뒤따른다.

김정은은 평소 딸 주애를 굉장히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며 후계자로 점찍었다는 말이 과거부터 많이 나왔다. 주애가 나타나면서 리설주의 대중 노출도 점차 줄어든 점도 김정은이 주애에 힘을 싣는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다. 지난해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관람 이후로는 리설주가 아예 무대 뒷편으로 사라지고 주애 모습만 도드라졌다.

4대 세습의 주인공으로 주애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부터다. 오랜만에 등장한 리설주는 김정은과 주애보다 멀찌감치 뒤에 서서 걸었고, 오히려 주애 모습이 부각되면서 차기 지도자로 김정은이 낙점한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사실상 권력 2인자로 통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주애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등 주애의 위상이 공식 후계자인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서 주애를 향해 깍듯한 모습으로 의전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애의 외교 무대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주북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에 김주애는 리설주 대신 참석해 국제 외교무대에서 첫 걸음을 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이와 관련해 "김정은이 베이징역에서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의 영접을 받을 때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뒤에 서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단 것은 김주애가 외국에 나가서도 북한의 2인자에 해당하는 의전을 계속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번에 김주애를 대동하고 중국에 간 것은 국제사회에 김주애가 자신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강력 시사하고, 김주애에게 본격적인 외교수업을 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개석상에서 자주 등장하던 김주애가 국제 외교무대로까지 저변을 넓히면서 사실상 김정은의 차기 후계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애의 이번 방중은 일종의 후계자 신고식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김주애를 공식 후계자로 발표하지 않고 있어 단정적인 판단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의 나이가 아직 젋고 후계 단계를 공식적으로 논할 시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김주애의 무게감을 키워가며 본격적인 외교 수업을 받게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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