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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패권 경쟁, 서로 다른 길을 걷다..실리콘밸리의 AGI vs 베이징의 실용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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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02. 06:23

미, 범용 인공지능(AGI) 추구 막대한 비용 투자
중, 실용·저비용 AI로 실제 활용 확대
전문가 “美가 탐구 비용 부담…中은 패스트 팔로워 전략”
Xinhua Headlines: Humanoid robot games in China spotlight global tech innovation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8월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2025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에서 킥복싱 시합을 벌이고 있다./신화·연합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기가 와트의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거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 실리콘밸리가 추구하는 AI의 실용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8월 3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 미·중 AI 패권 경쟁...WSJ "미, 막대한 비용 투자 범용 AI 추구...중, 실용·저비용 AI 실시간 활용"

오픈AI가 2022년 11월 30일 생성형 AI 챗GPT를 출시한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는 인간의 사고에 필적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이라는 AI의 성배(聖盃)를 추구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왔다.

이에 대한 열성적인 지지자들은 이 기술이 미국에 필적할 수 없는 군사적 이점을 제공하고, 암 치료와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을 주며 회계·고객 서비스 같은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AGI에 관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대신 중국의 기술 산업이 실용성에 더욱 집중해 중국의 효율성을 높이고, 쉽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저비용 도구로 만들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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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 지능'이라는 문구·키보드·로봇 손이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1월 2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현재 실리콘밸리의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것처럼 AGI가 먼 꿈으로 남아있다면 중국은 현재 형태의 AI를 최대한 활용하고, 전 세계로 그 응용 분야를 확산하는 데 있어 미국에 앞설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챗GPT를 구동하는 것과 유사한 국내 AI 모델이 정부의 승인을 받아 고교 입학시험 채점, 일기 예보 개선, 경찰 출동, 농작물 순환에 관한 농부의 조언 등에 사용되고 있다.

중국 최고 공과대학인 칭화(淸華)대는 의사가 최신 질병 데이터로 무장한 가상 동료의 도움을 받는 AI 기반 병원을 개원하고 있고, 지능형 로봇이 자동차 '다크 팩토리(dark factor·사람이 없어 조명이 필요 없는 스마트 공장)'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조기에 있는 직물의 결함을 검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구글 최신 픽셀 스마트폰의 실시간 번역 기능, 컨설팅업체의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 작성 및 고객 인터뷰 내용 요약에 AI 에이전트 사용 등 미국 기술기업들도 AI를 활용한 많은 실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AI 산업을 대부분 민간에 맡기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국가가 모든 역량을 투입해 그 비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는 1월 스타트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84억달러 규모의 AI 투자 펀드를 선보였고, 이후 지방정부와 국영 은행은 자체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출시했으며 도시들은 'AI+'라는 정책의 일환으로 AI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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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와 톈궁 휴머노이드 로봇이 8월 17일 중국 베이징(北京)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 100m 결승에 출전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中, 정부 주도, 기관·기업 AI 기반 기술 활용 확산...美 실리콘밸리, 중국 접근법 채택

중국 국무원은 8월 26일 중국 경제 발전을 '포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AI를 과학기술 연구·산업 개발, 그리고 기타 분야에 통합하는 것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광범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중국은 사용자가 무료로 내려받아 수정할 수 있는 오픈 소스 모델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 중국 기업이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더 저렴하고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법은 중국 AI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도 이러한 추세를 따르게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베이징(北京)에서 남쪽으로 2시간 거리에 건설한 슝안(雄安)신구에서 AI를 보다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는 중국 정부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슝안신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경제특구,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에 이은 3번째 국가급 특별구역으로 2017년 4월 시 주석의 '천년대계(千年大計)' 일환으로 2035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시진핑 신도시'로 불린다.

슝안신구는 2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기술을 활용해 지역 농부들에게 작물 선택·재배·해충 방제 지침을 제공하는 농업용 AI 모델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딥시크는 기상청의 일기 예보, 경찰의 사건 보고서 분석 및 긴급 상황 대응 방법 결정, 정부 질문 핫라인 '12345'의 슝안지부의 문의 분류 및 담당 배정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딥시크는 1월 저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 모델 'R1'을 개발·공개해 미국 기술기업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중국 정부 투자의 상당 부분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최첨단 모델을 훈련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는 미국과 달리 더 작은 경향이 있다.

China Robot Games Photo Gallery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8월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2025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에서 축구 시합을 벌이고 있다.AP·연합
◇ AI 전문가 "美, 탐구 비용 부담 후 中, 패스트 팔로워 또는 구현 최적화 노력"

중국의 이러한 AI 전략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로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채택한 대안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중국 AI에 초점을 맞춘 뉴스레터인 'ChinAI'의 저자 제프리 딩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규모를 쫓는 투자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선택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딩 교수는 "중국이 기술 리더인 미국에 탐구 비용을 부담하게 한 다음 패스트 팔로워가 되거나, 구현을 최적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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