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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탐방] ‘배재규 매직’에 훨훨… 한투운용 ETF 점유율·수익률 다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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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5. 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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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국내 최초 ETF 상장 주역
한투운용 대표 취임 후 ETF 강화
4년만에 점유율 두 배 가까이 늘어
최근 장기투자 미래성장 종목 주력
글로벌반도체톱4 수익률 123% '톱'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배재규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22년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장기 투자 형태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은 배재규 대표의 경영 전략이 적중했다.

배 대표는 '한국 ETF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보유했을 정도로 ETF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물이다. 삼성자산운용 재직 시절이던 2000년대 초반, ETF 도입을 위해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를 드나들며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제도 개정을 끌어낸 일화는 전설과도 같다. 2002년 10월 국내 최초 ETF 상장은 물론, 2009년과 2010년 아시아 최초의 인버스·레버리지 ETF 상장까지 대한민국 ETF의 역사는 모두 배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살려 그간 한투운용이 우위를 점하던 공모 펀드 부문의 경쟁력 강화 대신 ETF로 비즈니스 영역 확장을 추진했다. 주요 타깃 역시 기관에서 리테일로 넓히고, 고수익률만을 쫓는 액티브형 대신 장기적 성장을 꾀하는 패시브형 중심으로 상품을 전환했다. ETF 브랜드명을 킨덱스(KINDEX)에서 에이스(ACE)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작업과 함께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도 힘줬다. 자산운용업을 둘러싼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격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한 것이다.

한투운용의 ETF 점유율은 배 대표 취임 전인 2021년 말 4.6%에서 지난달 말 기준 8.1%로 두 배가량 확대됐다. 특히 최근 1년간 ETF 운용자산(AUM) 증가분의 70%가량이 배 대표 취임 이후 출시한 상품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투자자들의 선택은 수익성으로도 이어졌다. 2021년 말 331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879억원까지 올라섰다.

이는 '순혈주의'가 팽배했던 한국투자금융지주 내에서 외부 출신인 배 대표가 4연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배 대표는 SK투자신탁운용 사장 출신의 유병득 전 대표 이후 20년 만의 외부 인사다. 전임자인 정찬형, 조홍래 대표 등은 모두 지주 및 계열사에 오래 몸담았던 일명 '한투맨'이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등 현재 주요 계열사의 수장 역시 대표적인 내부 인재다.

성과만으로 자신을 직접 영입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킨 것이다.

배 대표는 한투운용의 성장과 관련해 7일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투자자들이 신뢰한 결과"라며 "고객의 자산 증대에 회사의 이익도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 부를 축적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는 경영 철학 아래, 고객이 실질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출시한 것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 상품은 운용사나 판매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투자자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돼야 한다"며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투자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 중심의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시장에 없는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주력했는데, 기술주 중심의 테마형 상품과 자산 배분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낸 것이 대표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투자해 실질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한 데서 비롯된 성과다.

배 대표가 공들인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와 'ACE 미국빅테크TOP7 Plus'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각각 123.7%, 53.2%로, 국내 반도체·빅테크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시리즈의 8개 목표시점(빈티지) 중 7개 부문의 최근 1년 수익률 역시 각 부문별 1위를 기록했다. 한투운용은 올해는 연금 수요에 대응한 TDF와 함께 투자자 니즈를 반영한 월 배당 상품 개발에 주력해 우수한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쓸 방침이다. 중국 상해 사무소와 베트남 호치민 법인 등을 통해 해외투자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운용사인 KISI자산운용을 통해 ETF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전환 노력 역시 한투운용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과제다. 배 대표는 "업무의 디지털화를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상품 개발, 운용, 마케팅 등 핵심 업무는 물론 조직 운영과 경영관리 전반에 디지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투운용은 운용업계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고객센터의 고도화 작업과 함께 디지털 혁신을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디지털 본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을 위한 우수 인력 확보에도 열중이다. 2022년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관련 운용과 컨설팅 등을 전담하는 솔루션본부를 신설하며 KB증권 출신의 박희운 전무를 영입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이상원 상무를 상품전략본부장으로 수혈했다. 한화자산운용 출신의 남용수 ETF운용본부장 역시 배 대표 체제에서 영입된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근에는 부재한 마케팅 본부장직의 충원을 검토 중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지향적인 상품 제공과 고객 편의 서비스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며 "리서치와 리스크 관리 등에도 힘쓰며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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