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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우려에 발목 잡힌 ‘실거주 의무 폐지’…시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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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3. 05. 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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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견으로 2월부터 관련 법안 국회 계류 중
법안소위 재심사에도 합의점 못찾아
'전매제한 완화' 분양권 거래 늘었지만
수도권 최대 5년 실거주해야
"법안 개정 없으면 반쪽짜리 정책에 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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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 완화로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실거주 의무 폐지'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법안 개정 사안인 실거주 의무 폐지의 경우 전세사기 피해가 급증하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입) 조장 우려에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분양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재심사할 계획이었으나 여야 이견으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국토위는 지난달 26일 이 법안과 관련 논의를 미뤘다.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여야가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은 올해 2월부터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분양아파트 실거주 의무 폐지는 전매 제한 완화와 함께 시행돼야 할 '패키지' 법안 성격이 짙다. 정부는 지난달 7일부터 수도권 기준 최대 10년이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공공택지·규제지역·분양가상한제 지역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기타 6개월로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서울에선 13개 단지의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졌다.

전매 제한 규제가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도 증가세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분양권 전매 건수는 36건으로, 1년 전(5건)에 비해 7배가량 증가했다. 서울지역 분양권 전매 건수는 올해 1월 2건, 2월 1건, 3월 2건 등 줄곧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4월 전매 제한 완화가 본격화하면서 두 자릿수로 늘었다. 이달에는 10일 기준 6건이 거래돼 올해 1~3월 기록을 모두 갱신했다.

하지만 세트로 묶인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지속될 경우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줄어도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매 제한 완화로 인해 아파트 입주 전에 팔 수 있어도 실거주 의무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현행 법을 어기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팔고 판 집에 들어가 거주 의무 기간을 채워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 법상 수도권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을 분양받으면 최대 5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분양권 매도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시장 혼란을 막고 정부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실거주 의무가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권 전매는 실거주 의무가 없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정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는 빌라나 오피스텔과 달리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낮고 시세 정보가 수시로 제공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세사기 위험이 낮다"며 "분양 계약자가 자금 사정에 따라 입주 여부를 결정하기 마련인데 분양받은 주택에 무조건 들어가라고 강제하는 제도는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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