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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해외직구, 명품 무료 감정 서비스…‘사후 생색내기’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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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2. 12. 16. 07:00

'짝퉁 천국' 이미지쇄신 나섰지만
사전 검수 아닌 판매 후 서비스
구입 일주일 지날땐 감정 못받아
전문가 "진품 확인, 판매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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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직구로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정품 감정' 서비스를 지난달 1일 개시했다./ 사진 = 네이버쇼핑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가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 상품을 직구로 구입한 고객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정품 감정' 서비스가 '사후(事後)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국내 오픈마켓 중 가장 많은 가품을 유통해 '온라인 노란천막(동대문 짝퉁시장)'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네이버가 뒤늦게 고객 신뢰도 향상을 위해 서비스를 개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판매 이후에 진행되는 '생색내기용' 서비스라는 비판이 만만찮게 제기된다. 관련 업체들이 '사전 검수'를 마쳐 정품이 확실한 경우 판매에 나서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우선 고객에게 판매한 이후에 '사후 감정'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상품 구입 직후 1주일 내에 감정을 신청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받아볼 수조차 없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진 않았다.

◇다른 플랫폼들 '사전 검수' 강화하는데…선행 필수인 정품 검증을 '사후 서비스'로 생색내기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쇼핑 카테고리의 '해외직구' 코너에서 명품 무료 감정 지원 서비스를 개시했다. 네이버 쇼핑이 선정한 2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객이 원할 경우 해당 상품이 정품인지 여부를 감정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앞서 네이버 쇼핑은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18일까지 약 한 달간 프로모션 이벤트 형태로 무료 감정을 진행한 뒤 지난달 정식 서비스로 이를 론칭했다. 25개 브랜드에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등 글로벌 톱 명품들이 포함됐다. 감정 서비스는 사설 기관인 한국명품감정원이 대행한다.

네이버 쇼핑은 가품으로 판정날 시에는 최대 300% 보상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가품' 판매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네이버도 뒤늦게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정품 감정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네이버가 진행 중인 명품 감정 서비스의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종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네이버 쇼핑의 명품 무료 감정 서비스는 고객이 구매 완료한 건에 대해서만 제공된다. 소비자가 결제하기 직전 단계에서 해당 상품이 정품임을 보증해주는 '사전 검수' 개념의 검증이 아니라, 배송이 완료된 물품에 대해 '사후 감정'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명품 플랫폼이나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행 중인 정품 검증 서비스와 차이가 난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최근 자체 검수 전문인력 40여 명으로 구성된 '한국정품감정센터'를 설립해 판매 중인 상품에 대한 사전 검수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력셔리 전문관 '무신사 부티크'에서 취급하는 직매입 해외 명품에 대한 검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관세청 산하 TIPA(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전 검수를 마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구입 1주일 이내 신청 못하면 감정 서비스 못 받아…왕복 택배비, 고객 부담
더욱이 네이버는 '무료 감정'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감정 서비스에 대해서만 비용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한국명품감정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방 및 잡화의 경우 브랜드마다 가격이 상이한데 에르메스 벌킨백은 12만원, 샤넬 클래식백은 7만원 수준의 비용이 청구된다. 네이버 쇼핑은 바로 이 감정 비용만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명품감정원에서 감정을 받기 위해 상품을 배송하는 왕복 배송비는 모두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

네이버 쇼핑은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구매 금액을 환불해주고 상품 가격의 200%를 지급하는 등의 총액 300% 보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입 1주일 이내 신청'이라는 조항 때문에 보상을 일절 못받는 불상사가 발생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4월 '에센셜' 티셔츠로 가품 논란을 겪었던 무신사가 이미 오랜 기간 사용해 교환이 불가한 품목에 대해서도 200% 보상을 진행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게다가 네이버 쇼핑은 구매가 완료된 상품에 한해 주말 및 공휴일 포함 7일 이내에 정품 감정을 신청한 경우에만 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1주일이 지나면 무료 감정을 진행하지 않는다.

또한 일각에선 '무료 감정 서비스'가 네이버의 사정에 따라 사전 고지없이 조기종료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는다. 네이버 쇼핑은 지난달 1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작해 2023년 10월 31일까지 약 1년간의 서비스 운영 기간을 명시했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하면 내부 사정에 의해 갑작스럽게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은 당연히 '사후 검수'가 아닌 '사전 검수'를 마쳐 정품이 확실한 경우에만 판매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구입 1주일 내 감정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제약을 걸어선 더더욱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진품·가품 여부를 확인한 뒤 물건을 파는 것은 판매의 기본 원칙으로, 이것을 마치 소비자에게 베푼다는 듯이 홍보를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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