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기관과 달러 거래 금지...러 중앙은행 4000억달러, 동결
WP "러 은행 자산 80% 영향..러 경제 직격탄"
푸틴 "외화 수입 80%, 매각 명령"...루블화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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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침략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무역업자에 외화를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루블화 가치는 폭락하고, 러시아인들은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 미 재무부 “러 중앙은행·국부펀드·재무부, 미 금융기관과 달러 거래 금지...자산 동결”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미국 금융기관 등과 달러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된다며 그 효과는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 중단 대상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 불법 비자금 창구인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와 푸틴 대통령 측근인 키릴 알렉산드로비치 드미트리에프 최고경영자(CEO), 그리고 러 재무부도 포함됐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 등은 지난 26일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거래를 금지했으며 일본도 이날 제재에 동참했는데 미 재무부가 미국 시장이 개장되기 전에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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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6310억달러의 외화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120억달러를 보관하고 있고, 4000억달러는 미국 뉴욕·영국 런던·독일 베를린·프랑스 파리·일본 도쿄(東京) 등 외국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다고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마이클 번스탬 연구원이 밝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결국 불안정한 루블의 가치를 담보하고, 러시아의 수출입 거래의 편의를 위해 외국 금융기관에 보관된 4000억달러는 제재에 따라 동결되게 됐다.
다만 미 재무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등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무부의 허가를 전제로 특정 거래에 대해 러시아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산업·재무·교통부 등도 이날 러시아 선박 입항 금지·세컨더리 제재·암호자산 압수 등 강경한 대러 제재를 각각 내놨다.
이 같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의 제재로 러시아 최대 은행을 포함해 전체 은행 자산의 80%가 이미 영향권 안에 들어갔고, 러시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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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외경제활동(무역) 참여자가 지난 1월부터 해외에서 확보한 외화 수입의 80%를 사흘 내에 매각하라고 지시하는 ‘미국과 그에 동조하는 국가 및 국제기구의 비우호적 행동과 관련한 특별경제조치 적용에 관한 대통령령’을 발표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체류자가 차용 계약에 따라 역외 거주자에게 외화를 제공하는 거래가 금지되고, 러시아 체류자는 해외 은행에 개설된 자신 계좌로 외화를 송금하거나, 계좌 개설 없이 전자결제수단을 이용해 자금을 이전할 수 없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조처는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지고, 외화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그 효과는 불투명하다.
러시아 금융기관의 스위프트 퇴출 발표 후 맞은 첫 영업일인 28일 루블화 환율은 한때 30% 이상 상승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9.5%에서 20%로 대폭 인상했고, 시세 폭락이 예상된 증권시장과 선물시장은 개장도 못했다.
러시아 은행들이 루블·달러 환율을 지난 종가보다 3분의 1 이상 높은 달러당 100루블에 달러를 팔고 있음에도 러시아인들의 달러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