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여행] 늦더위엔 계곡이 최고다…맑고 깨끗한 물, 강천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19010008614

글자크기

닫기

순창 이장원 기자

승인 : 2025. 08. 19. 10:49

전북 순창 강천산군립공원,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기
채계산 출렁다리, 발밑 오싹함·자연 경관으로 더위 잊기
고추장·발효의 고장 순창, 테마파크서 가족 체험 여행
KakaoTalk_20250819_094313412
순창 강천산군립공원. / 이장원 기자
최절정의 무더위는 지나간 듯 하지만 아직은 덥다. 최근에는 여름이 길어지고 있어 늦더위를 잘 피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여름에 피서를 간다면 보통 바다를 떠올리지만 바다보다도 더 시원한 곳이 계곡이다. 우거진 숲속에서 뙤약볕을 피하고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며 더위를 잊는다. 전북 순창에는 굽이굽이 산길을 가지 않아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강천산군립공원 계곡이 있다.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강천산 계곡에서 늦더위를 피해 본다.

◇ 강천산 계곡

KakaoTalk_20250819_094228977
강천산군립공원. / 이장원 기자
강천산은 골짜기마다 단단한 암반 위로 깨끗하고 맑은 물이 샘처럼 솟아 흘러 강천(剛泉)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말 그대로인 것이 군립공원 입구를 통과하면 바로 맑은 물과 만난다. 초입부터 발에 물을 담그고 있거나 물가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에게 괜히 한번 물을 뿌리며 노는 아이들이 보인다. 강천산의 자랑인 걷기 쉬운 산책로를 따라 가면 맑은 물이 계속 이어진다. 강천산 계곡은 시원한 물줄기가 끊임없이 흘러내리는데, 특히 여름철에는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가시는 청량감을 준다. 바위 사이의 물은 속히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깨끗하다. 곳곳에 형성된 소(沼)는 자연이 만든 수영장을 제공한다. 산 아래는 햇빛이 내리쬐는 날에도 산속은 그늘이 져 선선하다. 짐수레로 뭔지 모를 물건들을 잔뜩 준비해와 하루를 버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여행객들도 보인다. 자연 속에서 무더위는 물론 시름까지 잊으니 소위 '힐링'이다. 꼭 물놀이가 목적인 아닌 여행객들이라면 병풍폭포를 지나 잠시 산책을 해도 좋다. 강천사까지는 등산을 못하는 사람들도 별 어려움없이 걸을 수 있을 만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계곡과 산이라고 하면 길이 험하고 힘들까봐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쉽게 걸어서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듯 하다. 강천산은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왕자봉이 해발 583m 가량으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암절벽과 깊은 계곡을 품고 있어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등산을 어느 정도 즐기는 여행객이라면 용머리폭포와 구장군폭포, 현수교 쪽으로 발길을 이어가 보는 것도 좋다.

KakaoTalk_20250819_094252312
강천산군립공원. / 이장원 기자
◇ 채계산 출렁다리

KakaoTalk_20250819_094450858
채계산 출렁다리. / 이장원 기자
순창에는 강천산 말고도 가볼 만한 산이 있는데 바로 채계산이다. 계곡과는 다른 방법으로 더위를 잠시 잊어볼 수 있는 곳이다. 채계산은 적성 채계산과 동계 채계산으로 나뉘어지는데 두 산을 잇는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길이 270m, 높이는 최고 90m인데 주탑(主塔)이 없이 공중에 놓인 다리가 하나의 경관이 된다. 출렁다리까지 가는 길은 계단길로 돼 있는데 길지 않은 오르막 길이지만 평소 산행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의 준비를 조금 하는 것이 좋다. 오르다 보면 출렁다리를 전체를 볼 수 있는 중간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하산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먼저 출렁다리를 보고 내려오는 여행객들은 꼭 올라가 보라며 독려하고 권유한다.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마음을 다잡고 남은 길을 마저 가면 출렁다리가 나온다. 채계산 출렁다리에서 보는 경치는 장관이라고 할 만 하다. 하늘 위에 선 느낌으로 다리 아래를 보면 여름에도 오싹함을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고소공포증을 동반한 상상력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은 다리를 건너는 게 하나의 도전일 수 있다. 푸른 벌판과 산, 도로가 어우러진 주변을 배경으로 흔히 말하는 '인생샷'을 찍어 본다. 아직 고온이 이어지는 날이라면 가장 더운 시간은 피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일 듯 하다. 채계산은 적성강변 일대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마치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 달을 보며 창을 읊는 모습으로 월하미인(月下美人)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채'와 '계'는 모두 비녀를 뜻하는 한자를 쓴다.

KakaoTalk_20250819_094424985
채계산 출렁다리. / 이장원 기자
◇ 순창발효테마파크

KakaoTalk_20250819_095042844
순창발효테마파크. / 이장원 기자
더울 때 여행을 하면 자연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실내 여행지를 적절히 섞어주는 게 좋다. 순창은 무엇보다 고추장이 유명한 곳인데 고추장으로 대표되는 발효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실내 여행지가 있으니 이 또한 여행자들의 복이다. 순창발효테마파크에 가면 발효, 미생물, 효모를 주제로 한 전시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발효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만 3세 이상부터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관람객이 많다. 순창발표테마파크는 올해 한국관광공사 주관의 강소형 잠재 관광지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콩이관, 고고관, 매콤관, 효모관, 팡이관, 홍메관 등 전시관이 이름부터 재미있다. 놀이기구, 미디어아트, 게임 등으로 발효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요소가 많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역사 이야기 등으로 유익한 정보도 제공한다. 카페, 음식점도 잘 마련돼 있는데 고추장 아이스크림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스크림도 맛있게 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념품 가게에 가면 장추왕, 떨메, 누팡이 등 재미있는 이름을 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모양새들이 은근히 매력이 있다. 이들 캐릭터는 순창 관광 명소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꽤나 반갑다. 순창발표관광재단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이색 아이디어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와 고추장을 알리는 중이다. 오는 23일에는 순창발효테마파크에서 물총놀이와 결합한 2025 꼼순락(꼬마들의 순창 오락실)을 개최한다. 지난해 열린 순창 떡볶이 페스타는 이틀간 2만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미식 콘텐츠로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는데, 올해도 오는 11월 15~16일 순창발표테마파크와 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0월 17~19일에는 순창장류축제가 열리니 가을 여행을 미리 계획하는 사람은 참고해도 좋다.

KakaoTalk_20250819_094912844
순창발효테마파크. / 이장원 기자
◇ 순창 탁주

KakaoTalk_20250819_100529832
자린지교. / 이장원 기자
순창에는 발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탁주도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기도 하지만 애주가라면 한번 맛볼 필요가 있는 탁주가 순창 지란지교다. 건곡리의 구전비법 누룩으로 빚은 술로 유명하다. 첨가물 없이 100일간 발효와 90일의 숙성을 끝낸 전통주로 맑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KakaoTalk_20250819_100459224
고추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고추장 불고기.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