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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부당지원’ 박삼구 전 금호 회장, 구속 석달만에 재판 출석…“참담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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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21. 08. 09. 14:38

박삼구 "선친 호인 '금호'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 다해"
변호인 “3000억 이상 사재 회사에 쏟아…사실관계 오해”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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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자금을 횡령하고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6)이 9일 첫 재판에 출석해 “금호그룹의 공동이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회장 등 4명과 금호산업 법인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박 전 회장은 모두발언 기회를 얻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금호그룹 임직원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금호그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겁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금호는 선친(박인천 전 회장)의 아호다. 선친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경영하고 경제에 이바지하고자 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때부터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일궈온 분신 같은 회사인데, 제가 큰 피해를 줬다는 명목으로 재판받게 돼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 측은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박 전 회장은 3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회사에 쏟아부었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며 “하지만 박 전 회장은 사정에 비춰봤을 때 피해를 입힌 적도 없고 그와 관련한 인식이나 의사가 전혀없었다. 공소사실은 사실관계 오해가 있고 법리적으로도 죄가 되지 않는 행위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지난 5월 박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지난 2015년 말 금호기업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의 경영권 주식을 인수할 수 있도록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 4개 계열사의 자금 3300억원을 인출해 금호기업의 금호산업 주식인수 대금으로 임의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박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4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의 주식 100%를 2700억원에 저가 매각하고, 같은 해 8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 9개 계열사가 금호기업에 무담보 저금리로 1306억원을 대여하게 해 금호기업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회장은 또 지난 2016년 8월~2017년 4월 금호기업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게이트그룹 계열사에 1333억원에 저가로 매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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