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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고물가]<상>재난지원금발 보복소비 ‘인플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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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1. 0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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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완화 시그널에도
물가상승세 꺾이지 않아
소비자물가·생활물가지수 추이
소비자물가·생활물가지수 추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서민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밥상물가가 직격탄을 맞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은 치솟고 있어서다. 정부는 하반기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백신접종 확대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정부의 대규모 소비진작책까지 더해지면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하며 4월(2.3%), 5월(2.6%), 6월(2.4%)에 이어 4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 1∼7월 누계로 보면 전년보다 1.9% 올라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육박했다.

이같은 물가상승은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장바구니 물가가 주도하고 있다.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7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9.6% 오르며 전체 물가를 0.76%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미 상반기에도 12.6% 올라 1991년(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는데 오름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계란이 전년보다 57.0% 급등하며 2017년 7월(64.8%)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외 사과(60.7%), 배(52.9%), 마늘(45.9%), 고춧가루(34.4%), 돼지고기(9.9%), 국산쇠고기(7.7%) 등도 가격이 뛰었다. 이에 따라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이는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 상승도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초(1월 4일 기준) 배럴당 52.49달러(싱가포르 현물가격 기준) 수준이었지만 지난 6일 70.72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7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9.7% 뛰며 전체물가가 0.76%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여파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5월 첫째 주부터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정부도 당혹스런 모습이 엿보인다. 앞서 정부는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7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완화 등으로 오름폭이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하지만 7월에도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기상 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코로나19 확산세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인식을 달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물가 상방압력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안정적 물가관리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물가 흐름이 정부의 바람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백신보급 확대와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보복소비라는 복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위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이 적절한 시점에 회수되지 못할 경우 펜트업 수요 확대(보복소비) 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백신접종 확대로 집단면역이 이뤄져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소득 하위 약 88%의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상생지원금이 지급돼 시중의 현금 유동성이 늘어나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보복소비 심리가 폭발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움직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물가가 완화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내비쳤지만 실제로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재난지원금이 풀리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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