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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등 8명 살해 총격범에 ‘온정’ 미 보안관실 대변인, 인종차별주의자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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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3. 18. 23:49

한인 여성 4명 등 8명 총격 살해 담당 보안관실 대변인, 인종차별주의자 의혹
페이스북 계정, '중국 수입 코로나' 셔츠 구입 조장 의혹
살인 용의자에 "그에게 정말 나쁜 날" 온정적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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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4명 등 8명이 사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베이커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애틀랜타 경찰국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애틀랜타 AP=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이 사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대변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제이 베이커 대변인의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해 4월 ‘중국(CHY-NA)에서 수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고 적힌 셔츠 사진과 “내 셔츠 멋지지. 남아 있을 때 당신의 것도 구입해(love my shirt! Get yours while they last)”라는 내용의 글이 있었다고 AP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후 독감(Kung Flu)’라며 반중을 넘어 반아시아계 정서를 조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연상시킨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누리꾼들이 발견한 이 계정의 포스트는 전날 저녁 삭제됐지만 매체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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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페이스북 계정./사진=페이스북 캡처
베이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8명에 대한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에 온정적인 말을 해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분노를 샀다.

그는 롱에 대해 “그는 거의 신물이 나 있고, 일종의 한계에 와 있다”며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했다.

‘나쁜 날’은 장난꾸러기 아이가 말썽을 피웠을 때 내뱉는 질책과 같은 어감이 있다. 강력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범인에게 온정적이거나 범행을 두둔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대만계인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모두 나쁜 날들을 경험했지만 우리는 3개의 아시아계 사업장에 가서 아시아계 직원들에게 총을 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반대운동 단체인 CAA의 빈센트 판 공동대표는 “이 포스트는 충격적이고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용의자 롱이 아시아계 마사지·스파 업소만을 골라 총격을 가했고, 그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 글을 보면 이번 사건이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일 개연성이 높은데도 애틀랜타 수사 당국이 롱의 진술에 의존해 증오범죄가 아닌 성중독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증오범죄가 아니라 성중독일 경우 범죄의 계획성보다 우발성에 무게를 두게 돼 형량이 경감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희생자인 아시아계 6명과 백인 2명 등이 성 산업 종사자이거나 이용자라는 인식을 심어 희생자와 유족에게 2차 피해를 주고, 반아시아계 정서를 확신시킬 수 있다.

한국계인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 민주당 의원(워싱턴)은 트위터를 통해 “인종적으로 동기 부여된 폭력은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불러야 하고, 우리는 이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중독으로 구실을 만들거나 포장해서는(rebrand)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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