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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애틀랜타 총격, 한인 4명 등 8명 사망...용의자 20대 백인 남성, 반아시아계 증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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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3. 17. 22:14

애틀랜타 마사지업체 3곳서 총격 사건...한인업소 2곳서 한인 4명 희생
조지아주, 아시아계 증가...한인업소 늘어
용의자 20대 백인 남성, 반중 음모론 제기...바이든, 긴급 보고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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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국인 4명 등 8명이 숨졌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한인 업소 ‘아로마세러피 스파’ 앞 모습./사진=애틀랜타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국인 4명 등 8명이 숨졌다.

한인 4명은 이날 오후 5시 47분께 애틀랜타 시내 한인 업소 ‘골드 마시지 스파’에서 3명, 이 스파 건너편의 또 다른 한인 업소 ‘아로마세러피 스파’에서 1명이 각각 희생됐다.

이에 앞서 오후 5시께 애틀랜타 근교 소도시 액워스의 중국계 마사지 업소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4명 중 2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고 현지 보안국은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희생자 4명이 한인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이들의 국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지 한인 매체 ‘애틀랜타 한국일보’는 “현재까지 신원이 밝혀진 사망 한인은 ‘골드 스파’에서 일하는 70대 쥴리 박씨와 50대 박현정씨”라며 “업소를 잘 아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두 업소에는 모두 한인이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 비율이 높아졌고 애틀랜타를 포함한 풀턴 카운티에서는 아시아계가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한인들도 로스앤젤레스·시카고·버지니아주 등에서 애틀랜타 등 조지아주로 많이 이주하면서 한인 업소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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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사진=AP=연합뉴스
이번 범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 미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반(反)아시아계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이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거악’으로 규정하며 중국에 맞서 싸울 것을 선동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삭제된 게시물을 캡처한 네티즌들에 따르면 롱은 “중국은 코로나19 은폐에 관여돼 있다. 중국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그들은 ‘우한 바이러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인 50만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적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그들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는 음모론도 제기했고, “모든 미국인은 우리 시대 최대의 악인 중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롱은 인스타그램에 “피자·총·드럼·음악·가족, 그리고 신. 이것은 거의 내 삶을 말해준다. 꽤 좋은 인생”이라고 적었다.

흑인 입장을 옹호하는 현지 매체 뉴스원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해 “백인 우월주의자인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받는 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지난해 동안 심한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으로 비틀거려온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는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며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계속 견뎌야 할 두려움과 고통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지난해 3월 이후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가 3800건 가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에 대해 밤사이 보고를 받았다”며 “백악관은 (애틀랜타) 시장실과 연락을 취해왔으며 FBI와 계속 연락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방한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는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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