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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해외투자 막는다고 국장이 사나요”…ISA 개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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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8. 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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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ISA 개정 내용 /재정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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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정을 둘러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신규 가입하는 ISA의 만기를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SNS)와 커뮤니티에는 이를 피하기 위해 기존 계좌 만기를 '9999년'으로 연장한 뒤 인증하는 웃지 못할 게시물들까지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입니다.

당초 ISA는 국민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특히 초기 자본이 부족한 2030 사회초년생들은 매년 한도를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이월 제도를 활용해 목돈이 생길 때 자금을 한꺼번에 납입해 왔습니다. 여기에 무제한 만기 연장을 통해 국내·해외 지수 ETF 등에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며 복리 효과를 누리는 방식은 청년층에게 유용한 '자산 형성 사다리'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청년층의 자산 형성 사다리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30 세대의 ISA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40%에 달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가입 금액 비중은 27%에 그칩니다. 초기에 자금 여력이 부족해 납입액을 천천히 늘려가야 하는 청년층의 현실을 고려하면, 납입한도 이월이 폐지될 경우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납입하는 전략을 활용하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더 큰 우려는 그동안 수익률 측면에서 효자 상품으로 꼽혀온 '국내 상장 해외 지수 ETF' 투자에 대한 ISA 활용 매력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가입자들은 ISA의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활용해 미국 S&P500이나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에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하지만 만기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로 이러한 투자 방식도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부가 보완책으로 내놓은 '생산적 금융 ISA' 역시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생산적 ISA는 해외 자산을 배제하고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 순수 국내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설계된 계좌입니다. 정부는 10년 만기와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라는 혜택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코스피200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0.88% 수준에 불과합니다. 연간 최대 한도인 2000만원을 납입했을 때 얻는 실질적인 배당 비과세 혜택은 연 2만원 안팎에 그치는 셈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배당보다 자본차익인데, 투자 대상이 국내 자산으로 제한되면서 선택권이 크게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코스피 상승률이 미국 나스닥 상승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한 절세 혜택을 얻고자 국내 자산에 10년간 자금을 묶어둘 투자자가 얼마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증시 활성화와 자금 유입은 주주환원과 기업 성장성 등을 통해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 만들어질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국내 증시가 투자 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해외 직접 투자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해외 투자를 제약해 자금을 국내에 인위적으로 묶어두기보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증시를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이번 ISA 개편안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시장의 우려와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당국의 경청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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