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기재부가 정 총리가 언급처럼 ‘기재부의 나라’ 소리를 들을 만큼 힘있는 조직인 걸까요? 과거 기재부에는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들이 지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내손으로 움직인다는 자부심이 그들의 발길을 기재부로 이끌었죠. 자부심을 넘어 경제 관료로서의 출세길도 탄탄대로였습니다. 정부의 주요정책에 기재부가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탓에 기재부 출신이 타 부처 장관으로 임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의 영향력과 폐쇄적인 조직을 빗대 기재부 전신인 재무부(MOF)와 마피아(Mafia)를 섞은 모피아(Mofia)라는 부정정인 합성어가 탄생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정도면 기재부의 나라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2020년 신임 5급 공무원 부처 지망에서 기재부는 재경직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1순위 미달 부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일반행정직에서도 1순위 지원자가 정원을 밑돌았죠. 과거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강한 업무강도에도 출세에 대한 욕심과 나라 살림을 주무른다는 자부심에 행시 성적이 우수한 신임 사무관들의 기재부 행렬이 줄을 이었지만 최근에는 ‘워라벨’이 삶의 주요 척도로 자리 잡으면서 우수 인재들이 비교적 덜 힘든 부처로 가는 경향이 많다”고 아쉬워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젊은 사무관들의 조직 이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촉망받던 30대 기재부 사무관이 여당 의원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지원해 이직한 사무관도 나왔습니다.
과장이나 국장급이 아닌 사무관의 잇따른 이직은 기재부 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강한 업무강도, 고질적인 인사 적체, 타부처 전출을 허용하지 않는 조직문화 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이들의 발길을 기재부 밖으로 이끄는데 한 몫 하지 않았을까요. 적어도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더 이상 기재부의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