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국무장관 지명자 '접근법 살펴 새 전략 채택'과 입장차
사일러 '인도적 지원 북한 관심 아냐"...블링컨, 필요시 대북 인도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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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에서도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2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핵 개발이라는 북한의 근본적 목표는 바뀌지 않았고, 외교적 관여는 핵 프로그램 폐기나 미국·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아니라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일러 담당관의 발언은 백악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전반적 대북 접근법을 살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과 결이 다르다. 외교적 관여보다 ‘최대 압박 전략’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블링컨 지명자는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우리가 하려는 첫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핵을 심각한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민과 동맹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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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사일 발사·핵실험 등 도발 행위의 시기를 거친 뒤 핵 프로그램 개발 시간을 벌고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외교적 관여로 전환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적 관여나 남북 데탕트 무드 조성 등도 핵 프로그램 진전을 위한 시간 벌기라는 지적인 셈이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이 최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무기 보유 의사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며 “우리가 본 것은 지금까지 내내 보았던 것의 전략적인 한 단면”이라고 평가하고, “북한의 근본은 정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일러 담당관은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관심사가 아니라며 블링컨 지명자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앞서 블링컨 지명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해 과거 정권이 핵 문제에 관여하면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한 사례를 살펴보겠다면서 “우리는 단지 방정식의 안보적 측면만이 아니라 인도주의적 측면도 유의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별개 문제로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블링컨 지명자는 미국이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의 장거리포 배치가 한국 인구와 번영을 인질로 잡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전술 핵무기가 한국에 직접적 위협이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북·미 간 문제라는 것은 한국의 ‘망상(delusion)’이라고 지적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한·미는 무기 개발 시간 벌기, 국제적 압력 축소를 위한 외교를 포함해 북한의 전술적 행동 대신 북한의 일관된 핵무기 추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국무부·국가정보국 등을 두루 거친 북한 전문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6자회담 특사를 맡아 비핵화 협상에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