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력 고도화 계속 추진하겠다"
정성장 "바이든 행정부, 강력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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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5일부터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미국에 적대정책 철회, 남측엔 남북 간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핵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하는 등 국방력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김정은, ‘핵’ 36번 언급···대미 압박 수위 높여
김 위원장은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만 36차례 언급하며 기존 핵전력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핵무력 증강을 시사했다. ‘핵무력’이라는 단어도 11차례나 언급하며 핵무력 증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곧 출범할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해 제재완화를 이끌어내는 등 협상의 우위를 가져가려는 의도로 읽힌다.
또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미국을 겨냥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이 개발돼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특히 ICBM의 미국 본토 사정권인 1만5000km를 직접 언급하며 대미 압박을 가속화했다.
SLBM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 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기존 로미오급(3000t)보다 큰 4000~5000t급으로 6개의 탄도미사일이 실릴 것으로 추정된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이 개발되면 장기간 바닷속 잠행이 가능해져 은밀한 핵타격도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야 하고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탄두 개별유도기술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설 계획을 언급했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에 적대적 입장을 드러내며 핵무력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제제와 실무회담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조여서 북·미 대화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북한 강경발언 이어져…남북·북미 관계 난항 예상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0일 “김정은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번에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포괄적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바이든 새 행정부의 공식적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북한의 실질적 2인자인 김여정 간의 고위급 회담이 진행돼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능력의 단계적 감축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포괄적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은 대남관계에 대해 “2019년 4월 판문점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며 “통일이라는 꿈은 더 아득히 멀어졌다”고 규정했다. 남측에 일방적인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고, 남북 합의를 이행하는 것만큼 상대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남북대화의 공을 남측에 돌렸지만 북한이 핵무력 증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황에서 한국이 첨단 군사장비 반입과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핵능력의 단계적 감축과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북한의 대외관계 정상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큰 그림을 갖고 미·중과 함께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