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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사업재편, 김승연 회장의 ‘선택과 집중’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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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0. 04.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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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3.4% 증가 50조 4124억
30년만에 50배…재계 7위로 '우뚝'
적극적 M&A로 사업영역 대폭확대
태양광·석유화학·방산에 주력하고
유통·금융 '내실다지기'에도 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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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50조원을 넘어서며 재계 7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역사는 인수합병(M&A)과 궤를 같이 한다. 김승연 회장의 공격적인 M&A전략 덕분에 한화그룹이 빠르게 덩치를 키워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의 모태인 한국화약은 방산·화약업 중심의 사업을 영위했지만 김 회장이 그룹을 이끈 이후부터는 M&A를 기반으로 금융, 레저,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한화의 M&A는 특히 부실기업을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일궈내면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김 회장이 재계의 ‘M&A 승부사’라고 불리게 된 이유다.

김 회장이 진두지휘한 M&A는 한화그룹의 경쟁력이자 성장동력으로 자리했다. 인수 당시 경영난을 겪던 기업들은 어느덧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으며,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는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한화의 M&A 역사를 살펴보면 김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김 회장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M&A 전략을 펼친 건 뚝심과 추진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는 부친인 김종희 선대회장과 닮은 꼴이기도 하다. ‘다이너마이트 김’이라고 불렸던 김 선대회장처럼 김 회장도 한 때 ‘다이너마이트 주니어’로 불리며 적극적인 경영 전략을 펼친 바 있다. 이제는 M&A 승부사로 불리는 김 회장의 뚝심과 추진력이 없었으면 지금의 한화도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올해는 한화의 위기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의 실적 악화는 불보듯 뻔하고 금리인하 여파 등으로 금융업의 부진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석유화학업은 저유가로 인해 실적 개선 기대감도 있지만 수요 부진이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적극적으로 그룹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의 매출은 50조4124억원으로 전년(48조7402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김 회장이 취임했던 1981년 그룹의 매출 규모는 1조원 안팎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50배가량 확대된 규모다.

한화그룹의 모태는 1952년 설립된 한국화약으로 방산·화약 사업을 영위했다. 김 선대회장은 한국화약으로 시작해 석유화학, 에너지 등 기간산업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그룹이 본격적인 외형 확장을 통해 성장하기 시작한 건 김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된 이후다.

김 회장은 그룹을 성장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판단했다. 그가 우선 주목했던 것은 석유화학업이었다. 김 회장은 1981년 2차 오일쇼크로 글로벌 석유화학 경기가 위축되면서 경영난을 겪던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석유화학 경기 불황과 부실위험이 큰 기업이라는 이유에서 주변의 반대도 이어졌지만 김 회장은 뚝심을 가지고 M&A를 추진했다. 이는 곧 김 회장의 첫 M&A이자, 한화그룹을 국내 10대 그룹으로 키울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이 M&A를 통해 한화의 매출은 1980년 7300억원 규모에서 1984년 2조1500억원까지 성장했다. 한화케미칼을 거쳐 현재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한화솔루션으로 재출범, 지난해 기준 9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하고 있다.

첫 M&A 성공 이후 김 회장은 유통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에 나섰다. 김 회장은 1985년 부실기업이었던 정아그룹을 인수해 현재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키워냈다. 이어 1986년에는 한화유통을 인수, 현재의 한화갤러리아로 성장시켰다.

김 회장이 다음으로 주목한 분야는 금융업이다. 그는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신동아화재(현 한화손해보험)를 인수했다. 특히 대한생명은 한화에 인수될 당시 2조3000억원 규모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2008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현재는 한화그룹의 금융 맏형으로 우뚝섰다.

김 회장의 다음 행보는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이었다.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은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2012년 독일 태양광 기업인 큐셀을 사들인 한화그룹은 두 회사를 합쳐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특히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시장을 놀라게 하는 빅딜이 나왔다. 삼성그룹의 방산, 화학사업부문인 4개 계열사를 통째로 1조900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 M&A가 진행되면서 한화그룹은 재계 서열 9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당시 인수됐던 방산·화학기업들은 한화그룹의 알짜 기업이 됐다.

한화는 계열사 간의 합병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와 IT서비스업체인 한화S&C를 합병한 한화시스템을 2018년 출범시켰고, 2019년에는 방산계열사들을 합친 한화디펜스를 출범했다. 올해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쳐진 한화솔루션이 새출발한 것도 사업구조 정리의 일환이다. 한화솔루션은 그룹의 캐시카우가 되고 있는 석유화학 등의 주요 사업에 미래 먹거리까지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로 부상했다.

삼성과의 빅딜 이후 한화그룹의 대형 M&A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 매물로 나왔던 롯데카드, 아시아나항공 등의 인수대상자로 가장 먼저 언급되기도 했지만, 한화는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이미 몸집을 불려놓은 만큼 방산, 화학, 태양광 등에 집중하는 한편 유통, 금융 부문에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면세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유통 부문에서는 내실 다지기를 이미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외형 확장보다는 기존 계열사의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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