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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연금의 고령근로 증진 기여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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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 01. 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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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승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다.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도달한 지 불과 17년 만에 고령인구의 비중이 2배가 됐다.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빠른 고령화 추세는 근로자·기업뿐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고령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인구노령화가 소득 불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가 고령화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세대 내에서 사회적·경제적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창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할 50대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 따라서 고령화로 인한 불평등 구조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조기퇴직을 하지 않은 고령층의 대부분은 저임금 직종에 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사회보장제도가 아직 확립되지 못했다. 공적연금의 사각지대도 크다. 이런 현실에서 고령화는 빈곤층을 확대시킨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12인데 반해 한국은 0.49다.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에 빠진다는 의미다. 사회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대책을 개인이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진국은 공적연금이 주요한 소득원이지만 우리나라 고령층은 여전히 근로소득이나 사적 이전소득에 의존하고 있다. OECD 국가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공적연금이 고령층 소득의 56.4%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30%밖에 되지 않는다. 근로소득과 사적 이전소득이 고령층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출산율 저하로 인해 자녀나 가족에 노후를 의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 구성원들의 노후대책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공적연금의 강화 등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기초연금의 인상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여전히 적은 기초연금으로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재정이 따라 줄지도 의문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다층적 보장체계를 시급히 확립하는 것도 노후보장 수단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정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고령자의 노동시장 퇴장을 최대한 늦추고, 고령자를 생산적 인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고령인력 활용정책이 필요하다. 유럽에서 고령근로는 노년층의 노후보장 자구책이자 근로인력의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던 유럽경제를 되살리는 정공법이었다.

고령화 문제를 유럽보다 심각하게 앓고 있는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령근로는 안정적인 노후생활과 국민연금 재정 건전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자리다. 기업들은 높은 임금을 주며 고령자를 고용할 인센티브가 적다. 유럽식 부분퇴직·부분연금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55세 이상 근로자를 파트타임 형태로 고용해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고, 이에 따른 근로소득 감소를 국민연금의 한 형태인 조기노령연금으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근로자가 일할 경우에도 조기노령연금을 지급함으로써 고령인력의 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다. 기업은 고용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숙련된 고령근로자를 젊은 근로자와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고령근로는 연금생활과 대체 관계에 있고 고령근로 증가는 연금재정을 개선시켜 준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은 고령근로 증진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령근로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노인빈곤 등 고령사회의 문제에 적극 대처하려면 근로자·기업·국민연금 등 관련 주체들의 장기적 안목과 상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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