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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한국 자동차 공장에는 여성 근로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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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기자

승인 : 2016. 0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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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BMW-공장
한국 자동차 공장은 여성취업 사각지대다. ‘세상의 절반은 여자’라는 말은 의미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 각 자동차 업체들은 여성 근로자 현황 공개를 꺼린다. 업계는 생산직 전체 인원 가운데 여성 비율을 1% 미만으로 추산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1년 반기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전체 생산직 근로자 2만9457명 중 여성은 277명으로 0.9%를 차지했다. 관련 내용을 공개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09년 3분기 감사보고서에는 여성이 223명(0.7%)으로 나타나 전보다 숫자와 비율 모두 줄었다.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대규모 채용이 드물어 새로운 여성 근로자의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 현대차는 2004년 이후 8년 만에 생산직을 공개 채용했다. 이후 회사측은 생산직을 사내하청 근로자 중심으로 뽑았다. 지난해까지 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내년까지 200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여성에 대한 업체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공장의 노동 강도는 여성이 감당하기 쉽지 않고 여성들도 생산직 업무를 기피한다”며 “서구 여성은 동양인보다 체격이 크고 체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생산직도 많다”고 말했다.

생산설비 자동화로 이전보다 여성이 일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업체들은 편견을 버리지 못한다. 생산직 여성 근로자들은 힘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보다는 검수나 도장 등 노동 강도가 약한 공정에 주로 배치된다.

해외 자동차 업체는 사정이 다르다. BMW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은 생산 라인에서 여성 근로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6000여명의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이 15%에 육박한다. 섬세한 공정이 필요한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의 생산 주력 기지이기 때문에 여성을 많이 채용했다고 BMW는 설명한다.

신소재 사용도 여성근로자 확대에 기여한다. i3와 i8은 강철이 아닌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B)으로 만든다. CFRP의 무게는 강철보다 50%, 알루미늄보다 30% 가볍기 때문에 여성들이 작업하는데 무리가 가지 않는다.

업체들의 채용 의지 부족과 근무 환경 조성 노력 부재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고용의 핵심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해당 기업의 의지”라며 “현재 생산직 여성의 숫자가 적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고용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닛산자동차는 일본 요코하마 공장 여성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조사해 생산설비를 개선했다. 일례로 금속을 성형할 때에 사용하는 프레스기의 테두리를 무거운 철제에서 가벼운 알루미늄제로 바꿨다. 설비를 조작하는 스위치 위치는 체구가 작은 여성을 고려해 머리 위에서 눈높이로 내렸다.

도요타자동차그룹 산하 아이신정밀기기 변속기 부품공장은 ‘여성이 일하기 쉬운 모델 라인’을 마련했다. 그동안 금형은 1∼3t으로 무거워 여성이 손으로 직접 회전시켜 작업하기 어려웠다. 회사측은 금형에 모터를 달아 자동으로 회전하도록 해 여성이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배기관을 생산하는 산고는 임산부나 산후 여성도 일하기 쉬운 생산라인 조성에 착수했다. 앉은 채로 편안히 작업할 수 있게 작업대의 높이 등을 조절했다. 부품이 들어있는 상자도 앉은 상태에서 발로 페달을 조작해 이동시킨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강제 할당을 실시할 정도로 여성 고용 의지가 강하다. 2011년 독일의 폴크스바겐그룹은 2020년까지 최고경영진의 11% 이상, 마이스터(장인) 프로그램의 1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듬해에는 서비스센터 직원, 딜러, 기술인력이 될 직업훈련생의 28.6%를 여성으로 뽑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직을 포함해 여성의 고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강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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