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 위약금 피하고 지원금까지…KT, ‘체리피커’ 행태 들여다본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08010003775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1. 08. 15:47

통신3사 과열 경쟁에 '초단기 번호이동' 성행
'3개월 번호이동 제한' 예외 규정 활용
위약금 면제 받고 수십만원 지원금 챙겨 재가입
KT "제도 취지와 시장 질서 맞게 종합 검토"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해킹 사고 낸 KT, 위약금 ...<YONHAP NO-3893>
/연합
KT가 잦은 번호이동을 통해 혜택만 챙기는 이른바 '체리피커' 행태를 들여다본다. 최근 과열된 통신3사 마케팅 경쟁 속에서 '위약금 면제'와 '스마트폰 지원금' 모두를 노린 번호이동이 빈번해지면서다. KT 장기 가입자 등을 중심으로 형평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회사 측도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제도를 악용한 '초단기 번호이동' 사례에 대해 모니터링을 검토 중이다. KT가 해당 사안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칫 불거질 수 있는 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에 대한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T 측은 "관련 사항에 대해 제도 취지와 시장 질서에 맞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KT에서 타 통신사나 알뜰폰으로 넘어간 가입자는 13만599명이다. 앞서 KT는 개인정보유출 사고 등에 따른 대고객 보상 차원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전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날까지 SK텔레콤으로 8만3700여명이 옮겼고 LG유플러스와 알뜰폰으로 각각 2만9400여명, 1만7430여명이 번호이동을 했다.

위약금 면제 기한까지 20만명을 웃도는 가입자 이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가입 해지 후 단기간 내 재가입하는 초단기 번호이동을 공유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존 KT 가입자가 계약 해지를 통해 타 통신사나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KT로 재가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계약 해지에서 발생하는 위약금을 면제받을 뿐 아니라, 재가입 과정에서 KT 판매채널이 제공하는 수십만원대 스마트폰 지원금까지 챙길 수 있다.

국내에선 소비자들의 무분별한 번호이동을 막기 위해 3개월의 제한 기간을 두고 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번호이동이 불가피할 경우에 한해 중립기관인 KTOA의 허가를 받아 단기간 내 번호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TOA에 따르면 '통화 품질 불량' 등이 조건이지만, 간단한 가입자 정보와 신청사유를 접수하면 대부분 허가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번호이동 15일 이내에는 '철회'가 되며 기존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15일이 지난 경우엔 '신규 가입'이 적용돼 기존 멤버십 등급과 전화번호 등이 초기화되지만, 위약금 면제와 스마트폰 지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단 점에서 당초 제도 취지와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번호이동이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 운영지침인 만큼 당장 사업자인 KT가 이러한 방식의 재가입을 막을 순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의무 사용기간 등 자체적으로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가입자 이탈을 고려하면 재가입을 통해서라도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지만, 브랜드 신뢰도 차원에서 장기 가입자 등의 반발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