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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회동 물밑 검토…현실성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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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0. 19. 11:36

소통 채널·준비 없어 전망은 회의적…APEC서 최종 윤곽 주목
화면 캡처 2025-10-19 1043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판문점 회동을 통해 만남이 성사됐다. /EPA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아시아 순방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준비 상황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이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논의는 있었지만, 회담을 실행할 수준의 진지한 준비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앞두고 관련 검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무 라인이 움직이지 않는 점을 들어 "현실성은 높지 않다"고 보도했다.

구체적 정황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초 북한 측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수령하지 않았고 답신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백악관 경호팀은 최근 방한해 동선을 점검했으나,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돼온 판문점 지역을 답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사전 경호·동선 검토가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논의가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신들은 백악관이 이번 순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CNN은 "북한 문제는 관심사이지만, 이번 순방의 외교력은 중국을 향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역시 "현 국면에서 백악관의 외교적 초점은 미·중 경쟁 구도에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북미 회담이 당장 핵심 의제로 상정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양측의 정치적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고 밝히며 북미 대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트럼프와의 과거 회담을 언급하며 "좋은 기억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 모두 '문을 닫지 않는' 태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북미 대화는 여전히 잠재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번 논의는 2018~2019년 북미 정상외교와는 상황이 다르다.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으로 이어진 세 차례 정상회담은 비핵화라는 단일 의제를 중심에 두고 국제사회가 집중하던 시기였다. 지금은 미·중 전략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등 외교 변수가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 과거와 같은 북미 정상회담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종합하면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준비 수준 등을 고려하면 회동 성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계기로 두 정상의 '번개 회동'이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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