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인기 급부상 여행지 붉은 가옥·적수수·쉰푸 복식, 중국적·이국적 묘미 상하이 홍차오를 여행 허브로, 힐튼 호텔 문화 체험
KakaoTalk_20251014_123208457
0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 / 이장원 기자
"중국에는 왜 이렇게 큰 술집이 많아요?"
한자(漢字)는 알고 중국어는 모르는 한국인들이 중국 여행을 가면 이런 질문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점(酒店)이라는 간판을 보고 술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주점'은 중국어로 보통 호텔을 지칭하는데, 멋들어진 고층 건물들에 술집이라고 적혀 있으니 놀랄 만도 하다. 지금은 여행자들의 배경지식이 풍부해져 이런 사람이 많지 않지만 없으리란 법도 없다. 오해 아닌 오해를 불러온 '주점'은 사실 중국 여행의 가이드가 돼 주기도 한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아닌 다소 생소한 지역을 여행한다면? 숙소부터 잡는 것이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KakaoTalk_20251013_223337408
0
취안저우 개원사. / 이장원 기자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중국 도시 중 최근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한 곳에는 푸젠성(福建省) 취안저우(泉州)가 있다. 이곳은 알고보면 국제도시로서의 역사가 꽤나 오래된 곳이다. 취안저우는 당나라 때 중국 4대 항구 중 하나였으며, 송나라·원나라 시대에는 중국 동부 지역에서 가장 큰 항구였다. 마르코 폴로, 포르데노네의 오도릭 수사, 이븐 바투타 등 많은 탐험가들도 다녀가며 기록을 남긴 곳이라고 하는데, 역사적 명성에 비해 그동안 참 잘 숨어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KakaoTalk_20251014_125815431
0
취안저우 우뎬스. / 이장원 기자
취안저우에 가면 매우 오묘한 분위기와 만난다. 붉은색 계통의 건물들이 거리를 이루는데 어느 시대, 어느 양식의 건물인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중국이 맞지만 중국 같지 않으면서 이국적인 모습이다. 이는 청나라와 근현대화 시기를 거치면서 해외에 있던 화교들이 돌아와 취안저우에 서양 요소가 결합된 건물들을 다수 지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간 괴물 같은 형상의 배수장치는 취안저우 건물들의 또 다른 특징이다. 서양 건물에서 이무기 등의 모습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인데 취안저우에서는 특히 금붕어를 닮은 물고기 모양의 배수장치의 모양이 재미나다.
KakaoTalk_20251014_123513649
0
힐튼 취안저우 리버사이드 적수수 체험. / 이장원 기자
'적수수(滴水獸)'라고 불리는 이 배수장치가 좀더 궁금하다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점'과 여행을 연결해볼 수 있다. '힐튼 취안저우 리버사이드'는 적수수 만들기 등 푸젠성과 취안저우의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요즘 여행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이다. 물고기 모양의 적수수에 색깔을 입히는 체험은 어렵지는 않은데 괜한 경쟁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옆 사람이 그린 것이 더 멋있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이곳 힐튼 호텔에서는 취안저우의 어촌인 '쉰푸'의 전통 머리 장식과 복식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쉰푸의 복식·장식전통은 중국의 국가무형유산이기도 한데 색채가 선명하고 아름다우며 구성이 특색있다. 보통은 여성들을 위한 체험이지만, 남성용 복식도 있으니 한번 꾸며보는 것도 괜찮다.
KakaoTalk_20251013_224656553
0
힐튼 취안저우 리버사이드 쉰푸 전통 체험. / 이장원 기자
KakaoTalk_20251014_130232247
0
힐튼 취안저우 리버사이드. / 이장원 기자
진장(晉江) 변에 있어 멋진 '리버뷰'를 갖춘 힐튼 취안저우 리버사이드는 현지 여행을 시작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꼽힌다. 호텔 측은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문화와 즐길거리, 볼거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취안저우는 2021년 '송·원 시대 세계 무역의 중심 항구 도시'라는 타이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이를 통해 문화적 가치와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알려진 이후 취안저우를 찾는 여행객도 크게 늘고 있다. 힐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안저우의 인바운드 관광객은 전년 대비 약 135%가 증가하기도 했다.
KakaoTalk_20251014_123700819
0
개원사에서 콘텐츠를 제작 중인 '틱톡커'들. / 이장원 기자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포함된 유적지 중 개원사(開元寺)는 '틱톡커'들의 성지로 유명하다. 원래 힌두 사원이 있던 곳으로 당·송·원·명·청을 거치며 불교 사원으로 자리잡은 역사적 배경도 중요하지만, 역시 영상이 예쁘게 잘 나오는 것이 이유로 보인다. 사원 치고 조금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두 개의 탑을 배경으로 느낌있는 영상이나 사진을 남겨본다. 이곳에서는 이슬람, 도교 등의 요소도 찾아볼 수 있는데 세계 각지의 문화가 모여들었던 취안저우의 영광과 포용성을 돌아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KakaoTalk_20251013_224123320
0
취안저우 우뎬스. / 이장원 기자
취안저우 특유의 분위기를 좀더 느끼고 싶다면 우뎬스(五店市)로 가보는 것이 좋다. 당나라 때 채(蔡)씨 5형제가 역참(驛站)을 운영한 것이 기원인 마을인데 지금은 붉은 벽돌 가옥이 한데 모여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채씨 가문과 관련된 장소들로부터 카페, 음식점, 기념품 가게, 사원 등이 중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이다. 야간에는 물과 조명 등이 어우러져 한층 낭만적으로 변한다. 연간 방문객이 5000만명이나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면서도 아직은 덜 알려진 숨은 명소인데, 언젠가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취안저우에 가려면 현재는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중국 내 다른 도시를 거쳐야 한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직항이 없는 도시에 어떻게 갈지 계획하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여행을 이어줄 중국 내 '허브'라고 하면 역시 상하이가 꼽힌다. 우리의 김포공항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취안저우로 향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동 중에 자연스럽게 체류 기간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비행기들이 뜨고 내리는 홍차오 공항 활주로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점'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KakaoTalk_20251013_225206031
0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과 바로 연결된 힐튼 호텔 입구. / 이장원 기자
'힐튼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은 호텔 로비 공간에서 문만 나서면 홍차오 공항 수속 카운터로 연결되는 곳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표현조차 정확하지 않을 만큼 호텔과 공항이 바로 연결돼 있다. 비행편을 연계해 여행할 때는 가끔 공항으로의 이동이 신경 쓰이기도 하는데 이곳 힐튼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다. 뷔페에서 조식을 먹고 나와서 몇 걸음 이동하면 바로 1터미널이라고 쓰인 입구와 만난다. 호텔을 나서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특별한 공간이다.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힐튼 호텔은 비즈니스 출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는 취안저우를 포함한 중국 내 여러 도시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편리함이다. 누군가에게는 객실과 수영장에서 보이는 '공항뷰'와 함께 중국 전역 또는 세계와의 연결을 구상해보는 휴식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