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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자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면

[칼럼] 이자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면

기사승인 2022. 11. 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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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미제스, 하이에크, 로스바드 등의 학자들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학파는 시장의 기능에 가장 강한 신뢰를 보내는 경제학파다. 이들은 현재 미 연준이 취하고 있는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학자마다 세밀한 부분에서 견해차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연준이 이자율 조작을 멈추고 소비자들의 시간선호에 맞게 시장에서 이자율이 결정되도록 하라는 것으로 집약된다.

물론 이것이 경제학계의 통설은 아니다. 현재의 통설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느려지거나 안정 궤도 아래로 떨어지면, 중앙은행은 화폐 완화 정책을 통해 경제를 밀어올려야 하며 … 경제활동이 너무 왕성하면 중앙은행은 과열을 막기 위해 화폐 긴축을 단행해서 경제를 냉각시켜야 한다."(쇼스탁, "이자율 조이기는 경제파괴를 심화시킨다," 미제스와이어, 2022.7.23.) 물가의 가파른 상승을 잡기 위해 통화긴축이 필요한지 묻는다면, 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경제가 '과열' 상태인지 묻는다면, 대개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비록 물가를 보면 계속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무엇보다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 지금이 '경기과열'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시간선호가 반영된 이자율은 현재의 소비와 미래의 투자를 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 가격이다. 그런데 중앙은행이 시장이자율 결정에 개입해서 신용을 팽창시켜 시장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추게 되면 생산자들의 생산-투자 결정과 소비자들의 소비-저축 결정이 어긋나게 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이(異)시점 간 조정(Inter-temporal Coordination)' 실패라고 부른다. 이를 미제스는 저축을 벽돌에 비유해서 '건축자재인 벽돌이 실제 공급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것처럼'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되어 실패가 예정된 과오(過誤)투자들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오(過誤) 투자는 시간이 흐른 후 '벽돌이 모자라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밝혀지게 된다.

최근 이런 전통적인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에 새로운 설명이 추가되었다. 미제스와 하이에크는 중앙은행이 팽창시킨 신용이 기업들이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대부시장으로 들어간다고 보았다. 이에 더해 팽창된 신용이 소비자들의 (주택과 같은) 내구재 소비에 충당될 수 있다는 게 추가됐다. 종합하면, 중앙은행에 의한 신용팽창(시장이자율의 인위적 하락)은 초기단계(예를 들어, 휘발유 생산의 경우, 석유탐사 단계) 투자뿐만 아니라 주택과 같은 최종(내구)소비재의 투자를 늘릴 수 있다.

과도한 주택가격의 상승과 과도한 주택건설 투자도 말하자면 인위적인 이자율 하락에 따라 빚어진 과오투자인 셈이다. 미제스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통화정책의 완화로 인해 빚어진 과오투자를 되돌릴 수 없다. 이렇게 거꾸로 기준금리를 마구 올리면서 과격한 통화긴축을 하는 것은 마치 "자동차 운전자가 사람을 치고서 그 상황을 해결하고자 반대방향에서 후진하여 다시 그를 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연준이 통화완화 후 다시 통화긴축에 매진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영국이 제1차 세계대전 후 시장가치가 3.50달러로 떨어진 파운드화의 가치를 1차 세계대전 이전 수준인 4.86달러로 회귀시킨 오류와 유사하다. 시장의 실제 교환비율과 공식적인 환율 간 괴리를 일부러 만든 셈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현재소비와 미래소비에 대한 선택들과 투자자들의 선택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조절해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연준이 아닌 한은으로서는 여러 제약이 따르겠지만,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이 주는 시사점만큼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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