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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교부금 손봐야 재정효율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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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1. 00:00

/연합
정부가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면서 재량지출의 15%, 의무지출의 10%를 각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급속히 늘어나는 정부 부채를 억제하고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 중에서도 의무지출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명시적으로 밝혀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되는 전형적인 '칸막이 예산'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방만 재정의 대명사로 꼽혀왔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71조6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30조원 넘게 늘었다. 이 기간 학생수는 616만명에서 483만명으로 20% 넘게 감소했기에 이상한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전체 세수가 늘면 수요처인 학생 수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교부금을 배정하다 보니 나온 현상이다. 그래서 지방교육청의 나눠먹기 예산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예산은 전액 초중고를 관할하는 교육청에 배당된다. 하지만 대학은 교육청 소관이 아니어서 돈이 남아돌아도 사용할 수 없다. 

일선 교육청이 경우 학생이 줄어도 돈이 더 많이 들어오다 보니 교육적 목적보다는 학부모나 학생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예산으로 교육교부금을 많이 지출해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 17개 교육청이 최근 수년간 약 3조5000억원을 통신비 지원, 무상 태블릿 보급 등 현금성 지원에 썼다는 감사원 지적도 있을 정도다. 교직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제공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교육교부금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에 맞춰 재조정해야 한다며 제시한 제안을 새겨 들어야 한다. 교육교부금을 그대로 두면서 재정 효율화를 논의하는 건 어불성설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정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확정했는데 여기서도 9조7000억원이 '지방재정 보강'에 투입된다. 지방교부세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기획예산처는 "취지를 생각해 가급적 추경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들로 집행해 달라고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제대로 집행될지 우려가 앞선다. 국민과 기업이 땀 흘려 번 돈을 쪼개서 내는 게 세금이고, 이를 바탕으로 쓰는 게 정부 예산이다. 돈을 너무 많이 쓰면 정부 부채로 그대로 남는다. 부채 상환자는 바로 우리의 미래 세대다. 허투루 쓰는 돈이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정부는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밝혔듯이 내년 재정지출 규모가 764조4000억원이지만, 이번에 편성한 추경을 포함해서 계산하면 800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된다.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대응으로 재정 확대가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 부담과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재정 증가 속도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대응해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도 돈이 많이 풀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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