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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급락·환율 급등… 정부 無대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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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1. 00:01

코스피가 이란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나흘째 내려 5,050대로 밀려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중동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31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코스피가 약 한달 만에 5100선 아래로 밀렸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3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이날 26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으나,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26% 급락한 5052.46으로 마감했다. 일본(1.21%), 대만(2.45%)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하락했지만,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난히 컸다. 메모리 반도체를 적게 쓰는 구글의 인공지능 효율화 기술 '터보퀀트' 개발 역풍으로 전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10% 급락한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이날도 3조8000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달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는 36조원에 달해 올 2월(21조원)을 뛰어넘는 월간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급격한 증시 이탈은 원화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도 부추겼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급등한 1530.1원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1550원 선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도 최근 한달새 33% 급등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13.4%)과 사우디아라비아(-9.1%)는 물론 이웃 일본(4%)과 중국(7.8%)보다도 상승폭이 훨씬 컸다.  

중동산 원유·에너지 수입의존도가 유난히 높고, 자동차 등 수출도 타격을 입으면서 유난히 외풍에 취약한 경제구조가 금융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단기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이란과 합의가 조기에 도출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와 유전 등을 초토화시키겠다"고 경고한 것이 화근이 됐다. 

전황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는 것은 당국의 몫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날 첫 공개 발언에서 "달러 유동성이 양호한 만큼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환율에 큰 우려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은이 널뛰는 환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학자 출신인 차기 총재의 지나친 낙관론이 오히려 환율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없는지 되짚어볼 필요도 있다. 정부도 추경 편성에 안주하지 말고 '빚투' 자제 촉구,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입 등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적극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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