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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전력 성장’·강동수 ‘정유 수익’… 새판짜는 SK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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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11. 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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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최대 실적 뒤 새 사장단 첫 시험대
강동수, 정유 수익성·현금흐름 관리
정승일, LNG·발전 전력사업 확장
재무 안정성·미래 투자 균형 등 과제
SK이노베이션이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거둔 직후 새 사장단을 맞았다. 정유·윤활유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중동발 공급 차질이 풀리면 수익성도 달라질 수 있다. 기록적인 이익을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으로 바꾸는 일이 새 경영진의 첫 시험대다.

역할은 두 갈래다. 강동수 사장은 정유사업의 수익과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정승일 총괄사장은 LNG·발전 역량을 활용해 전력 분야의 성장 기회를 찾는다.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새로운 투자 여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과제는 맞닿아 있다.

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정승일 총괄사장과 강동수 사장이 이날부터 새 직책을 맡았다. 강 사장은 SK에너지 사장도 겸한다.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 올린 연결 영업이익 3조7043억원은 분기 기준 최고치다. 실적의 중심에는 정유와 윤활유 사업이 있었다. SK에너지가 1조2058억원, SK엔무브가 1조90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LNG·발전 사업을 맡은 SK이노베이션 E&S도 774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유와 윤활유 시장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보고서에서 경유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활기유는 셸의 카타르 펄(Pearl) GTL 설비가 일부 재가동되면서 공급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 SK엔무브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다시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에게는 이 같은 시황 차이에 맞춘 대응이 요구된다.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과 SK㈜ PM부문장을 지낸 그는 그룹 투자와 사업 재편을 맡아왔다. 정제마진이 높아도 원유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면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회사는 4분기 낮아진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이 운송비 부담을 일부 덜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익을 벌어들이는 것 못지않게 자금을 어디에 쓸지도 중요하다. 3분기 말 순차입금은 1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원 줄었다. 그러나 차입금 상환과 미래 사업 투자를 함께 추진해야 하는 만큼 현금 배분이 경영 성과를 가를 변수다. 주주환원 역시 재무 안정성과 자금 소요를 따져 결정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

정 총괄사장의 전력사업 구상은 기존 발전소의 수익성을 안정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를 이끌며 쌓은 경험이 사업 운영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3분기 E&S는 장기계약 LNG로 발전소 가동률을 높였지만 4분기에는 전력도매가격(SMP) 하락과 LNG 현물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남양주 열병합발전 사업은 착공했고 용인 열원시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신규 프로젝트의 채산성도 향후 성과를 가를 변수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겨냥한 또 다른 사업이다. SK온은 미국 네오볼타와 5년간 9GWh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맺고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용도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 등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ESS 협력도 검토 중이다. 다만 3분기 배터리 사업이 8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사업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주목된다.

전력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 한편, 다른 계열사들도 각자의 현안을 풀어야 한다. 김원기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화학사업 경쟁력 강화, 김경준 SK어스온 사장은 베트남 유전 생산 확대, 김태진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내독립기업(CIC) 사장은 원유 트레이딩 수익성 제고에 각각 주력한다.

그중 김원기 사장은 SK엔무브 CIC 사장도 겸한다. 윤활유와 화학사업을 동시에 책임지는 만큼 사업별로 다른 시장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 윤활기유 공급이 정상화되면 지금의 높은 이익이 유지될지 불확실한 반면, 화학사업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요구된다. 두 사업의 투자와 비용 관리에 어떤 우선순위를 둘지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사업구조와 재무 여건을 정비하고, 전력사업 전환을 비롯한 미래 성장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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