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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면제·통신 감속·정보 차단…미국에 묶인 우크라이나의 눈과 신경망...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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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0. 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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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 에너지 구매국 최고 100% 관세 유예...중간선거 앞 러 경유 공급 확대
스타실드 시속 161㎞ 제한에 우크라 요격 드론 멈춰
미 군사위성 250기 vs 유럽 50기…대미 정보·통신 의존, 한국에도 경고등
BELGIUM UKRAINE EU SUMMIT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부터)·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둘째 날 일정에 참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16일 이틀간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유럽 정상들과 연쇄 양자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브뤼셀을 방문했다./EPA·연합
【기사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에너지 구매국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하는 그레이엄법의 신규 제재와 관세 대부분을 시행 시한 이틀 전 면제했다.
▲ 미국의 군용 위성통신망 스타실드 제한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요격과 전선 보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제한 지시가 백악관 내부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 미국 휘발유 가격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약 40%, 경유는 74%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재 면제가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8명 이상도 경유 거래나 제재 면제에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저녁(현지시간) 러시아산 에너지 주요 구매국에 대한 최고 100% 관세 등 그레이엄법에 따른 신규 대러 제재 대부분의 적용을 면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 군용 위성통신망 스타실드(Starshield)의 속도 제한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요격과 전선 작전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러 제재 면제가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긴다고 비판했고, 미국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잇따랐다.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8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북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대러 신규 제재·100% 관세 면제…시행 이틀 전 결정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나는 그레이엄법에 규정된 그러한 제재와 제한 조치, 관세의 적용을 면제한다"며 현시점의 면제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증명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행정명령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서명한 법률을 시행하지 않기로 한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제정된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Lindsey O. Graham Sanctioning Russia and Iran Act)'은 러시아의 방위·에너지 부문과 제재 회피에 이용된 노후 유조선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에 대한 제재를 의무화했다.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상위 5개 수입국의 대미 수출 상품에는 최고 100% 관세를, 미국이 수입하는 일부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에는 500% 관세를 부과하는 조항도 담겼다.

이 법은 행정부에 30일을 부여해 18일까지 제재를 시행하거나 면제 결정을 의회에 통보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행 이틀 전 면제 권한을 행사했다.

행정명령은 관세를 공식적으로 부과하면서 실제 시행은 중단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후 이를 시행할 수 있으며 이번 조치로 러시아산 에너지 주요 구매국인 중국·인도·튀르키예와의 관세 충돌도 피하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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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주유소에 갤런(3.785ℓ)당 보통·중급·고급 휘발유 및 디젤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미국의 9월 물가상승률은 3.7%로 뛰어올랐다./AFP·연합
◇ 미 경유 가격 74% 급등…트럼프, 중간선거 앞 푸틴과 공급 확대 합의

제재 면제의 배경에는 미국의 높은 유류 가격과 11월 3일 중간선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들어 휘발유 가격은 약 40% 올라 갤런(3.785ℓ)당 4달러(5351원)를 넘어섰다. 경유 가격은 74%, 전기요금은 약 15%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중간선거 전까지 트럼프 집권 2기 평균 휘발유 가격이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평균인 갤런당 3.47달러(4642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에너지 가격을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이란 전쟁 이전 43%에서 31%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 러시아가 즉시 30만t 이상을 공급하고 11월 50만t, 이후 100만t을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미국과 국제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경유 규모가 225만 배럴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합의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 수익을 줄여 전쟁 자금을 차단하려는 그레이엄법의 취지와 충돌한다.

다만 러시아산 경유 공급 재개가 미국 유류 가격을 즉각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연말까지 공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국제시장의 공급 부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Belgium Europe Summit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연합
◇ 스타실드 시속 161㎞ 초과 시 통신 차단…우크라 요격 드론·전선 보급 차질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전장 통신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스페이스X는 14일 우크라이나군에 사전 통보 없이 이동 중인 스타실드 단말기의 작동을 제한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 드론 요격과 점령지역 내 중거리 타격, 전선 보급·정찰에 즉각 차질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왓츠앱 음성 메시지로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의 제트추진 드론이 시속 약 400㎞로 비행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스타실드 단말기는 이동 속도가 시속 161㎞(100마일)를 넘으면 통신이 끊긴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스타링크를 잃으면 요격기도 잃는다"며 속도 제한으로 전선 병력과 민간인을 보호하는 데 차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스타실드는 스페이스X의 상업용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미국 정부와 국가안보 고객용으로 개발된 군사용 체계로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최대 고객이다.

스타실드는 우크라이나군의 실제 지상작전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 제3군단은 이달 종료된 '비발디 작전(Operation Vivaldi)'에서 스타실드를 이용해 드론과 폭탄을 탑재한 무인 지상 차량을 원격조종했다.

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정착지 12곳 이상과 100평방마일(약 259㎢) 이상의 영토를 탈환했다. 스타실드는 러시아군의 방어진지 파괴와 보급망 차단에 활용됐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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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특수소총경찰대대 소속 한 포병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인근 진지에서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로이터 "스타실드 제한 지시 백악관서 나와"…미사일 정보 제공 중단도 위협

스타실드 제한의 결정 주체를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 설명은 엇갈린다. 로이터는 15일 미국 관리 2명과 관련 사안을 보고받은 서방 관리 1명을 인용해 스타실드 속도를 늦추라는 지시가 미국 백악관 내부에서 나왔으며, 국방부 지도부에 관련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대통령은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6일 "내가 아니었고 일론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스타실드는 미국 정부가 소유·통제하는 체계이므로 속도와 사용 제한은 미군과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실드 단말기를 장착한 차량을 유럽연합(EU) 지역으로 보내 시험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제한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한정된 의도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제3군단의 미국인 선임 군사고문 존 로버츠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인력과 지휘소, 병사, 드론의 연결 유지를 스타링크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만큼 쓰기 쉬운 대안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스페이스X 같은 미국 기업을 러시아에 맞선 동맹으로 여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슬프다"고 말했다.

이번 제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 관리들은 공격이 계속될 경우 러시아 미사일 발사 관련 핵심 정보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별도로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9월 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제공
◇ 미 군사위성 250기·유럽 50기…우크라 대미 정보 의존, 한국에도 시사

우크라이나의 미국 의존은 스타실드 통신망뿐 아니라 미사일 조기경보와 위성 정찰 분야에도 걸쳐 있다. 미국은 우주 기반 적외선 체계(SBIRS)를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순항미사일 등 저고도 비행체를 추적한다.

이 정보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습경보와 미사일 요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럽에는 미국의 SBIRS에 상응하는 체계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약 250기의 군사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약 150기, 러시아는 약 100기이며 유럽 전체는 약 50기에 그친다. EU는 약 350기의 보안통신 위성으로 구성되는 아이리스2(IRIS²)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량급 군사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과 발사 역량이 제한돼 미국의 정보·통신 능력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미국의 군사정보·통신 지원에 대한 의존 문제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을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거론한 이후 한국의 북한 핵시설 관련 정보 접근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한·미·일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미국 측 요구로 국가정보원이 제외됐다. 다만 정보 공유 제한의 구체적인 이유와 범위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회담 중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UPI·연합
◇ 젤렌스키 "대러 제재 면제, 푸틴 공격 부추겨"…공화당 반발·수입 차단 입법 추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 제재 면제 결정이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6일 밤 탄도·순항미사일과 샤헤드형 드론 332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드론 가운데 31기는 제트추진형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발전·송전 시설 15곳 이상을 공격했다며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대규모 정전 상태로 몰아넣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미국의 제재 블랙아웃(sanctions blackout)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 완화, 푸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러시아의 공격을 부추길 뿐"이라며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가 대러 제재 완화의 시작으로 추가 면제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는 미국의 제재 면제를 "진정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발이 확산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최소 8명과 일부 하원의원은 러시아산 경유 거래나 제재 면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주)은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했다.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방식은 푸틴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은 상원에서 찬성 86표, 반대 11표로 통과된 법을 시행하지 않는 결정을 비판했다.

공화·민주 양당 상원의원 12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산 경유 공급 합의를 철회하고, 그레이엄법을 시행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미국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은 제한적인 반면 러시아의 전쟁 자금 확보를 돕고 중국·이란·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과 공화당 의원 1명이 16일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법안 통과는 쉽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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