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앱에 외국인 금융·생활 서비스 통합
카드 발급·해외 송금·다국어 기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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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해외 디지털은행 사업에 이어 국내 외국인 금융시장으로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태국에서 디지털은행 사업을 추진하고 몽골에 금융 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이번에는 우리 국민 5명 중 3명이 쓰고 있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도 개방한 것이다. 다국어 서비스와 외국인 인증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면서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와도 접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가 내세운 승부수는 '통합'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외국인 전용 앱을 고도화하며 고객 확보에 나선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기존 앱에서 내·외국인에게 50여종의 금융·생활편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7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미 구축한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방한 외국인 등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힐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서비스 출시는 윤 대표가 추진해 온 금융 플랫폼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4월 인공지능(AI)과 자산관리(WM)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과 외국인 금융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국내 외국인 시장에서 구체적인 실행에 나선 것이다. 특히 내국인 고객 증가세가 둔화하고 수신 잔액에도 변동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윤 대표의 '한 앱' 전략이 새로운 고객 유입과 수신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12일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에는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이 직접 나서 외국인통장과 프렌즈 체크카드, 해외송금, AI 기반 다국어 서비스 등을 공개했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별도의 외국인 전용 앱 없이 기존 플랫폼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외국인 고객도 계좌 개설부터 카드 발급, 해외송금, AI 검색과 생활 혜택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등록증 등 신분증과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보유한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 외국인이 대상으로,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약 5분 만에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진출한 외국인 금융시장의 잠재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8만3247명으로 2021년 195만6781명보다 약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장기체류 외국인은 215만9052명에 달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 관리와 본국 송금, 유학생의 생활비 수취 등 일상적인 금융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고객 기반 다변화와 안정적인 수신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객 수는 2022년 말 2042만명에서 지난해 말 2670만명으로 늘었지만, 연간 증가율은 2023년 11.9%에서 2024년 8.9%, 지난해 7.3%로 낮아졌다. 이미 국내에서 상당한 고객 기반을 확보한 만큼 새로운 고객층을 발굴해 성장 여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올해 2분기에는 증시로의 자금 이동 등의 영향으로 수신 잔액도 감소하면서 수신 기반을 다변화할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외국인 전용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전용 앱 'SOL 글로벌'을 개편해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비대면 금융 기능을 강화했으며, 하나은행도 '하나EZ'를 통해 해외송금과 증명서 발급, 공과금 납부 등 금융·생활 서비스를 확대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기존 앱에 외국인 고객을 수용해 내·외국인 간 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 캠프장은 "한국인들이 쓰는 앱을 외국인에게 그대로 제공해 출시와 동시에 50개가 넘는 서비스를 한 번에 오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혜택도 국내 고객과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한다. 외국인 고객도 모임통장과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체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입출금 수수료는 조건 없이 면제된다. 해외송금은 한패스와 제휴해 약 200개국, 50여개 통화를 지원하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로 보내는 송금 수수료와 해외송금 수취수수료도 면제한다. 내년에는 예적금과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이번 외국인 서비스와 관련해 구체적인 고객 확보나 수익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외국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향후 고객 유입에 따른 일간활성이용자수(DAU)와 수신 잔액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 캠프장은 "유학이나 생업을 위해 한국에 살고 있는 장기 거주 외국인들에게 카카오뱅크가 '한국 금융의 새로운 표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상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하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