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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산 줄고 UAE산만 늘었다…韓 원유 조달, ‘항로’가 비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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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10. 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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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11월 아시아향 원유값 3달러 인하
VLCC 운임 급등…셔틀·환적에 물류비 부담
중동산 비중 70.9→55.6%…UAE는 14.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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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향 원유 가격을 크게 낮췄지만 높은 운임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셔틀 운송과 선박 간 환적이 늘면서 물류비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원유 자체 가격뿐 아니라 어디에서 싣고 어떤 항로로 들여오느냐가 조달 비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11월 아시아향 아랍라이트 공식판매가격(OSP)을 오만·두바이유 평균보다 배럴당 5달러 낮게 책정했다. 전월보다 3달러 내린 수준으로, 오만·두바이유 대비 할인폭은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크다. 높은 운송비 부담을 낮춰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운임이다. 걸프 지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용선료는 최근 하루 120만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서 원유를 실은 뒤 해협 밖에 대기 중인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셔틀 운송이 이어지면서 선박 수요와 운송비 부담이 동시에 커진 영향이다.

국내 정유사의 원유 조달 흐름은 사우디의 이번 가격 인하 이전부터 달라지고 있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9월 국내 원유 수입에서 중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5.6%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9%에서 15.3%포인트 낮아졌다. 사우디산 수입은 23.2% 감소했고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산도 줄었다. 반면 UAE산 수입은 14.5% 늘어나 주요 중동 산유국 가운데 다른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차이를 설명할 단서 가운데 하나가 항로다. UAE의 대표 원유인 머반(Murban)은 호르무즈 해협 밖에 있는 푸자이라항에서 주로 선적된다. S&P글로벌 플래츠는 중동 전쟁 이후 달라진 물동량을 반영해 오만만~북아시아 VLCC 운임지표를 새로 도입했다. 머반의 북아시아 도착가격 산정에도 기존 페르시아만~극동 항로 대신 오만만~극동 항로의 운임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실제 지난달 9일 플래츠가 평가한 아랍걸프~극동 VLCC 운임은 톤당 161.93달러였지만, 오만만~극동 운임은 73.41달러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선적지와 거래조건이 달라 두 운임을 사우디산과 UAE산의 실제 운송비로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기준으로 선적지와 운송 경로가 달라지면서 물류비 구조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UAE산 원유 수입 증가를 운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유사별 실제 운송비 역시 장기·현물 용선 여부와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 주로 선적되는 UAE산 수입이 증가하고, 글로벌 가격평가기관도 항로별 운임을 별도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원유 조달에서 항로와 물류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우디가 원유 가격을 낮추더라도 운임이 크게 오른 만큼 가격 인하 효과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원유 조달 과정에서 운임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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