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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쓰고 빛으로 뇌 자극…일상 속 알츠하이머 관리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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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10. 0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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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KAIST 연구팀 개발
빛 자극으로 감마파·뇌 신호 전달 활성화
환자 대상 인지기능 변화·안전성 검증 예정
[그림] 투명-비투명 OLED 안경과 주변광 유무를 조합한 네 가지 조건서 감마 진동수 빛 자극 결과 (1)
투명-비투명 OLED 안경과 주변광 유무를 조합한 네 가지 조건서 감마 진동수 빛 자극 결과/분당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병 예방·관리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뇌 자극을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국내 연구진이 주변을 보면서도 빛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투명 안경을 구현하면서다. 빛을 이용한 비약물 접근의 활용 가능성을 넓힌 성과로, 실제 인지기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공동 연구팀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활용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건강한 성인 대상 실험에서 뇌 활동 변화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뿐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이 정보를 주고받는 기능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기억력과 주의력 등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감마파 활동도 달라진다. 이에 특정 주파수로 깜빡이는 빛을 활용해 뇌 활동의 리듬을 유도하는 감각 자극 방식이 연구돼 왔다.

이 접근이 주목받는 계기 중 하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2016년 발표한 동물실험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에 초당 40회 깜빡이는 빛을 쬐었을 때 시각피질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와 관련된 단백질에 빛 자극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뇌 자극을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기의 형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OLED 패널을 안경에 부착해 빛 자극을 주는 방식이 시도됐지만, 패널이 불투명해 착용 중 시야가 가려졌다. 이 때문에 다른 활동을 하면서 사용하기 어려워 뇌 자극을 받기 위한 별도의 시간을 내야 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서울대학교 박예승 연구조교수, KAIST 채현욱 박사(왼쪽부터) (1)
(왼쪽부터)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박예승 서울대학교 연구조교수, 채현욱 KAIST 박사/분당서울대병원
이에 연구팀은 주변 환경을 그대로 보면서도 빛 자극을 줄 수 있는 투명 OLED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개발한 안경은 빛 투과율이 75%로, 주변 환경을 보면서 빛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안경 전체에서 빛이 고르게 나오는 정도를 나타내는 밝기 균일도도 90% 이상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평균 28.3세인 건강한 성인 20명에게 투명 또는 불투명 OLED 안경을 착용하게 한 뒤 주변광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뇌 반응을 각각 측정했다. 네 가지 환경 가운데 일상생활과 가장 가까운 '투명 안경+주변광' 조건에서 감마파 반응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뇌 뒤쪽의 시각 영역에서 앞쪽 인지 영역으로 이어지는 신호 전달 역시 이때 가장 활발했고, 참가자가 느낀 눈부심과 눈의 피로는 가장 적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뇌 자극의 전달과 사용 편의성을 함께 살폈다는 데 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어둡거나 주변광이 적은 환경에서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일상에 가까운 조건에서 뇌 반응과 사용 편의성을 함께 확인했다. 일상 속에서도 다른 활동을 하며 뇌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이번 실험은 알츠하이머병 예방이나 기억력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건강한 성인에게서 자극에 따른 단기적인 뇌파 반응을 확인한 단계다. 해당 안경을 사용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향후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연구를 확대해 인지기능 변화와 안전성,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마파 자극을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고,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는 병원 방문이나 특수 장비 없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꾸준히 뇌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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